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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홍서윤은 성주원이 그런 말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성주원이 고개를 숙여 미소 섞인 눈길로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자 홍서윤은 당황해서 시선을 피했다. 그런데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티가 나서 이미 성주원에게 다 들켰다. 그는 홍서윤의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 귓불을 가볍게 눌렀다. 차가운 감촉에 홍서윤은 본능적으로 몸이 살짝 떨렸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다정한 스킨십을 밀쳐내지 못했다. 그 장면을 본 소상원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고 그의 얼굴에 공포가 번졌다. 설마 성주원이 진심이란 말인가? 홍서윤이 예쁘긴 하지만 이 세상에 예쁜 여자는 널리고 널렸다. 그런 이유로 성주원 같은 사람이 감히 마음을 쓸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은 전혀 달랐다. “그렇군요... 그럼 두 분이 얼른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억지로 웃어 보인 그는 더는 버틸 수 없다는 듯 허겁지겁 자리를 떴다. 그때 양성진이 돌아왔는데 배를 부여잡은 채 홀쭉해진 얼굴로 기운 없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모셔다 드릴 수가 없네요.” 그러고는 홍서윤을 보자 마치 구원의 손길을 붙잡듯 급히 말했다. “홍 팀장! 아직 안 갔군요. 대표님이 술을 많이 드셔서 운전은 무리예요. 괜찮으면 홍 팀장이 대표님을 좀 모셔다 주겠어요?” 시간이 꽤 늦었고 비슷한 상황을 전에도 몇 번 겪어본 적이 있어 홍서윤은 성주원과 단둘이 있는 걸 절대 경솔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가 대리 불렀습니다. 곧 도착할 거예요.” 그들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예약을 완료해 버렸다. 당황한 양성진은 슬쩍 성주원의 눈치를 본 뒤 그가 반응이 없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리운전 기사가 곧 도착했고 홍서윤은 자연스레 몇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 “대리 기사님이 오셨네요. 대표님, 빨리 타시고 들어가세요. 푹 쉬세요!”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갔다. 홍서윤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성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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