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최태준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고 관자놀이에 힘줄이 도드라졌다.
“난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네가 성주원을 믿고 중신 그룹에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능력이 없으면 결국 잘릴 거야.”
홍서윤은 너무 황당해서 웃음이 터졌다.
“그럼 내가 중신 그룹에서 얼마나 버티는지 직접 지켜봐요.”
최태준은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입을 닫고 고개를 돌렸고 홍서윤도 더는 그를 상대할 마음이 없어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침묵했다. 이쯤 말했으면 더 이상 길게 늘어놓을 필요도 없었다.
최태준은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주워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손가락으로 몇 번 두드렸다.
“너무 급하게 거절하지 마. 다시 생각해 보고 마음이 바뀌면 나한테 와.”
그는 최씨 가문 저택으로 가지도, 회사로 바로 가지도 않았다. 대신 도심 한복판의 고급 아파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최태준이 엄민지에게 직접 마련해 준 ‘은신처’였다. 필요할 때마다 그는 늘 이곳을 찾았다.
엄민지는 최태준이 찾아올 줄 몰랐고 그 시각 그녀는 사설 탐정이 보내온 자료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요즘 그녀는 큰돈을 들여 홍서윤을 샅샅이 조사하고 있었는데 옷차림이며 취향, 습관까지 전부 따라 하기 위함이었다. 홍서윤이 즐겨 입는 스타일을 그대로 베꼈고 화장법 역시 똑같이 따라 했으며 머리 길이조차 비슷하게 맞췄다.
엄민지가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화장을 정리할 즈음, 문이 열리고 최태준이 들어섰다. 그녀는 화들짝 놀랐다가 금세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화장품을 내려놓고 벌떡 일어나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엄민지는 최태준의 목을 감싸 안으며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가 방금 저지른 행동이 떠올라 긴장한 눈빛으로 그의 표정을 살폈다.
최태준은 엄민지가 자신의 입술에 뽀뽀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수없이 몸을 섞었어도 입술은 단 한 번도 허락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도 그 사실을 알았기에 조심스럽게 시도하면서도 속으로는 그가 화내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최태준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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