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그 여자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홍서윤은 정신없이 메시지를 처리하느라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엄민지는 충격을 받은 채로 허둥지둥 병실을 나왔고 아까 그 남자가 자신에게 반해 그런 눈빛을 보인 게 아니라 병실 안에 있는 여자와 닮아서였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던 것이다.
엄민지는 자신이 홍서윤에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홍서윤은 다리가 크게 다쳐 당분간은 침대에 묶여 있을 터이니 이 시간만 잘 활용하면 자신이 남자를 꼬실 수 있다고 믿었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과 몸매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지만 막상 홍서윤의 얼굴을 떠올리면 질투가 불쑥 솟구쳤다.
홍서윤은 오른쪽 다리에 두껍게 깁스를 하고 있어 회사에 나갈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그날 그녀는 무릎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일을 보고 있는데 병실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가 들어왔다. 홍서윤은 최태준을 보고 얼굴이 확 굳어졌다.
그의 시선은 곧장 그녀의 다리로 향했고 눈빛에 안쓰러움이 스쳤다. 최태준이 손을 뻗어 살펴보려 하자 홍서윤은 곧바로 이불을 덮으며 싸늘하게 쳐다봤다.
“최태준 씨, 저 지금 많이 바쁘거든요. 나가주세요.”
허공에 멈춘 그의 손이 굳었다가 천천히 움츠러들며 제자리에 내려왔고 그의 눈에 담겼던 부드러움도 싹 사라졌다.
최태준은 대신 서류 봉투를 하나 내밀었다.
“한번 봐봐.”
홍서윤은 그가 소파에 털썩 앉는 걸 보고 쉽게 안 나가겠다는 걸 알아차렸다. 결국 시간을 아끼려는 마음에 파일을 열어봤는데 서류의 제목을 보는 순간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연봉 2억, 회사 지분 2%.”
그녀는 최태준을 비웃듯 소리 내어 읽고는 파일을 쓰레기처럼 침대 옆으로 던져버렸다.
“최태준 씨, 혹시 스카우트 제안이라도 하시는 거예요? 이런 조건이면 줄 서는 사람이 많겠네요.”
하지만 그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담담하게 말했다.
“태영 그룹에 들어가는 게 네 오랜 꿈이었잖아. 난 그걸 잊은 적이 없어. 이제 졸업한 지도 2년이 지났고. 네 소원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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