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우리는 제법 가까이 있었다.
그에게서 나는 은은한 소나무 향과 오스만투스 향이 뒤섞여 한결 기분 좋게 만들었다.
나는 전혀 거부감 없이 미소를 지으며 두 눈을 감았다.
이어서 서이준의 입술이 내 입술에 가볍게 닿았다.
꼭 마치 살랑이는 깃털처럼 가벼운 키스였다.
나는 오랜만에 설레는 감정을 느꼈다.
그는 나를 품에 꼭 껴안았다.
“네가 괜찮다고 생각할 때, 그때 결혼하자.”
나는 그의 가슴에 기댄 채, 힘차면서도 약간은 빠른 심장 박동 소리를 들었다.
왠지 모르게 이 소리가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좋아.”
자고로 좋은 관계는 더 나은 자신으로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어젯밤 이후로 나는 정말로 모든 짐을 내려놓은 듯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하은수와 함께 조깅하러 갔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고, 별장도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그해 내가 고향을 떠나려 할 때, 하은수는 그토록 간곡하게 말렸고 하마터면 우리 우정이 깨질 뻔했다.
나는 사랑하는 내 친구를 잃지 않았음에 매우 뿌듯했다.
하은수가 달리면서 연신 나를 쳐다보았다.
“왜? 뭐?”
나는 얼굴을 만졌다.
나가기 전에 분명 씻었는데...
“가영아, 너 오늘 얼굴이 꽤 좋아 보인다. 뭐랄까? 다시 태어난 것 같애.”
그녀가 갑자기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희 둘 혹시... 했어?”
내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응, 키스했어.”
“뭐야? 그게 다야?”
하은수는 놀라며 얼굴을 감쌌다.
“서이준 씨 역시 대단해. 어릴 때부터 공부도 잘하더니 뭐든 잘하는구나. 앞으로 두 사람 정식으로 사귀는 거 기대할게!”
우리는 웃고 떠들며 점점 더 멀리 달려갔다.
문득 내가 막 한주시에 돌아왔을 때, 하은수가 급하게 나를 찾아왔던 일이 떠올랐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눈시울이 빨개졌었지...
“가영이 너...”
“왜 이렇게 말랐니?”
그녀가 뭘 머뭇거리는지 나는 너무 잘 알았다. 단순히 말랐다고 묻는 게 아니라 아마도 내가 왜 이토록 수척해졌냐고 묻고 싶은 거겠지.
그때의 나는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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