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화
“가만있어.”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는 덤덤한 말투였다.
“나 혼자 갈 수 있어.”
걸핏하면 자신을 안아 드는 박재현이 못마땅했던 고성은이 발버둥을 쳤지만 박재현은 거침없이 그녀를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 다정하지 못한 손짓 때문에 옷이 다 흐트러진 고성은은 박재현을 향해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곧이어 박재현이 차에 타자 워낙 좁은 차 내부 때문에 팔이 서로 맞닿자 고성은은 조용히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그때 박재현이 차에 시동을 걸었다.
“어디 가는 건데?”
박재현이 대답은 하지 않고 앞만 바라본 채 운전을 하고 있자 고성은은 급기야 그를 협박하기까지 했다.
“박재현, 대답 안 하면 나 여기서 뛰어내릴 거야!”
그리 빠른 속도로 달리는 건 아니었지만 뛰어내린다면 다칠 게 분명했기에 박재현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고성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과 표정은 여느 때처럼 차갑기만 했다.
마치 어디 한번 뛰어내려 보라는 듯한 가소로움에 고성은은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농장 앞에 멈춰 섰는데 어디선가 기타 소리도 들려오고 남자가 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농장 뒤편으로 보이는 작은 오두막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노부인이 채소가 담긴 그릇을 들고 바삐 걸음을 옮기는 것도 보였다.
농장의 채소들은 싱싱하게 잘도 가꾸어져 있었는데 그 옆에는 토끼와 비둘기, 그리고 고양이까지 모여있었다.
가만히 서서 유난히도 익숙한 그 광경을 넋 놓고 바라보던 고성은은 마치 기억들이 조각조각 맞춰지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그녀는 마침내 이곳에서 노부부와 함께 보냈던 지난 2년을 기억해냈다.
해 뜰 때 눈을 떠서 해가 질 때까지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었는데 이제 이곳 어디에서도 노부부의 인영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세월의 흔적이 깃든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기침을 하자 고성은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코끝이 찡해졌다.
그제야 고성은을 발견한 남자는 기타를 내려놓고 서둘러 그녀에게 다가갔다.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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