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물보라가 사방으로 튀었다.
타오르던 불꽃이 꺼지며 분수 위로 스커트 조각들만 떠다닐 뿐 박지수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원에는 습하고 탄 냄새로 가득했다.
좋은 구경이 끝나자 고성은은 접시에 남은 마지막 고기 조각을 먹어 치웠다.
그러고선 만족스럽게 손뼉을 친 후 냅킨으로 입가를 닦았다.
박재현은 흡족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알 수 없는 복잡함이 밀려왔다.
체구는 작아도 고성은은 원한이 있으면 깔끔하고 과감하게 갚는 성격이고 그 수단은 항상 예상 밖이었다.
‘꽤 흥미롭네?’
집사는 아랫사람을 지휘하며 허둥지둥 박지수를 분수에서 끌어 올렸다.
박지수는 온몸이 흠뻑 젖었고 스커트는 이미 타버려 속옷만 남아있었다. 머리카락과 눈썹도 대부분 타버렸고 다리 여러 군데 화상 자국이 생겼다.
초점을 잃은 채 비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몸을 떨고 있는 걸 보면 겁에 질린 게 분명하다.
고성은은 고개를 숙여 물에 흠뻑 젖은 박지수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과했다.
“수지야, 미안해. 난 그냥 작은 장난을 친 거야.”
“너 괜찮아?”
박지수의 흐트러진 눈동자에는 엄청난 분노와 공포로 가득 찼다.
그녀는 고성은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마치 당장 달려들어 찢어버릴 기세였다.
“일부러 그런 거죠?”
온 힘을 다해 소리쳤고 날카로운 목소리를 모두의 귀를 찢었다.
“날 태워 죽이려고 했잖아요. 그냥 인정해요.”
박지수는 박재현을 향해 울부짖으며 고발했다.
“오빠. 이 여자가 날 죽이려고 했어요. 날 죽이려고 했다고.”
그 말은 마치 비수처럼 박재현의 가슴을 정확히 찔렀다.
덕분에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던 생각이 정리되어 눈빛이 싸늘하게 돌변했다.
고성은이 말에서 떨어지거나 강에 빠져 익사할 뻔한 위험은 이번 ‘장난’으로 인한 피부 화상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도대체 얼마나 뻔뻔하면 고작 이런 일로 죽을뻔했다고 소리칠 수 있는가?
박재현의 목소리는 더없이 차가웠다.
“집사.”
“도련님, 부르셨습니까?”
집사는 즉시 허리를 굽혔다.
“본가로 돌려보내.”
박재현의 어조는 강경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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