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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아버지의 어릴 적 꿈도 의사였지만 그는 집안 사업을 물려받아야 해서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박재현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의사가 되려 했던 이유를 잊은 적이 없었지만 일부러 마음과는 다른 말을 내뱉었다.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그랬어.” “너는? 너는 왜 의사가 되려 했던 거야?” 고성은이 N 신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었기에 박재현의 저 질문은 아끼던 후배를 향한 질문이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은 고성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사실 그녀가 의사가 되려 했던 건 단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였지만 고성은은 티 없이 맑은 박재현의 눈을 바라보며 다른 답을 했다. “당연히 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의사가 됐지.” 박재현은 마치 진심이라고 어필하는 듯한 그녀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고성은에게로 향한 박재현의 시선에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다정함도 깃들어있었다. 오랜만에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었는데 그때 눈치 없이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박재현은 급한 일이 생겼다며 다급히 고성은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간 고성은은 의사에게 드레싱을 받고 난 뒤, 책을 꺼내어 그 위에 뭔가를 적어 내려갔다. 그날 밤 고성은은 정수희가 보내온 이메일을 받게 되었는데 안에는 강세린이 박재현의 다리 위에 앉아 술을 마시는 사진이 들어있었다. 막장스러운 장면이었지만 이미 그런 것에 단련이 되어버린 고성은은 덤덤하게 정수희에게 답장을 보냈다. [이제 이런 거 보내지 마. 쓰레기통 꽉 찼어.] [이거 보고 화 좀 나라고 보낸 거야. 분노도 가끔은 동력이 되거든.] 그녀의 말에 답장하길 포기한 고성은은 곧이어 육정호가 보낸 이메일을 확인했다. 밤하늘에 걸려있는 초승달을 찍은 사진 아래에는 몸 잘 챙기고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안부가 적혀있었다. 그걸 본 고성은은 코끝이 찡해졌지만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노트북을 덮어버렸다. 밤 11시쯤 되었을까, 개가 얼굴을 핥는 듯한 느낌에 미간을 찌푸린 채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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