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화
“우리 이미 이혼서류에 사인까지 한 사이야. 나가.”
“난 너 놓아줄 생각 없어. 넌 내 거야.”
박재현은 고성은의 말을 무시한 채 다시금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박재현이 버둥대는 자신의 두 팔을 들어 올려버리자 고성은은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입술이 터져 피가 새어 나왔지만 박재현은 멈출 줄을 몰랐다.
입고 있던 잠옷의 끈이 풀려 속살이 드러나자 이성이 끊겨버린 박재현은 더욱더 미치도록 고성은을 원했다.
“박재현, 너 이거 강간이야. 알아?”
그 한마디에 정신이 돌아온 박재현은 그녀를 놓아준 뒤 두 손을 떨구고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정말 싫어?”
“응, 싫어. 그러니까 나가.”
박재현은 풀러 내린 잠옷 끈을 다시 묶는 고성은을 한참 바라보다가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왜 싫은데?”
“이제 너 안 사랑하니까.”
이제 갓 불타오르기 시작한 그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대답에 박재현은 침대를 쾅 내리치며 소리쳤다.
“그딴 이유 말고!”
고성은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는데도 웃으며 답했다.
“더는 널 사랑하고 싶지 않아.”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고성은을 바라보던 박재현은 가슴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무언가가 팍 꺼지는 것만 같았다.
고통, 실망, 그리고... 상처까지 받게 된 그는 말없이 일어서더니 방을 나가버렸다.
“펑!”
굳게 닫혀버린 방문이 고성은과 박재현 사이를 완벽히 갈라놓았다.
그가 방을 나가자 고성은은 울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그녀도 사실은 다시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질까 두려웠던 것이다.
...
이튿날 아침, 고성은이 눈을 떴을 때 박재현은 이미 출근하고 없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다리에서 전해지는 통증이 어젯밤 있었던 일을 자꾸만 상기시켜주고 있었다.
고성은이 힘겹게 일어날 때 도우미 하나가 노크를 하며 들어오더니 들고 온 트레이를 협탁 위에 올려놓았다.
“사모님, 도련님께서 사모님 식사 방으로 가져다드리라고 하셨어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고성은은 도우미를 내보낸 뒤 간단히 세수를 하고 베란다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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