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귀에 거슬리는 핸드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려 해변의 고요함을 깨버렸다.
인상을 쓰며 핸드폰을 확인하던 그가 전화를 꺼버렸다. 그런데 몇 초 지나지 않아 벨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말해.”
이내 그의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다.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일 처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지금 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그의 얼굴에 억제할 수 없는 짜증과 분노가 가득했다.
그는 미안한 눈빛으로 고성은을 쳐다보았고 고성은은 바로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
또 강세린에 관한 일이었다.
강세린은 언제 어디서나 전화 한 통으로 박재현을 불러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럼 그녀는 뭘까? 박재현한테는 영원한 2위? 플랜 B?
입꼬리를 살짝 올리던 고성은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한테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
“기회를 줄 테니까 지금 말해.”
그는 조급한 모습이었다.
“급한 일이 생겨서 지금 바로 가야 해.”
“미안해.”
“기사님한테 데려주라고 할게. 내일 다시 찾아갈 테니까 오늘은 일단 돌아가.”
말을 마친 그가 돌아서서 길가로 향했다.
그가 돌아서는 순간, 그녀가 손을 뻗어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차가운 손이 약간 떨렸고 치켜든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박재현.”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어렵게 한마디 물었다.
“안 가면 안 돼?”
이렇게 명확하게 그에게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소용이 없을 거라는 걸 그녀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저...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단 한 번만이라도 그를 붙잡을 수 있을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발걸음을 멈춘 그는 감히 뒤돌아보지 못하였다.
“안 가면 안 돼?”
그녀가 또다시 물었다.
지금 이 순간, 고성은은 자신이 곧 잃게 될 것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저 한 번만 더 시도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미안해.”
그가 가볍게 한마디 하고는 몸을 돌렸다.
뒤돌아보지도 않고 운전기사가 사라진 방향을 향해 소리쳤다.
“기사님, 성은이 집까지 잘 데려다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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