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화
행동이 너무 격렬해서인지, 아니면 분위기가 너무 후끈해서인지 강세린의 가면이 스르르 흘러내렸다.
술과 욕정에 잔뜩 취해버린 그 얼굴이 드러나자 정수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옆에 있던 남자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줌 당겨서 얼굴 잘 나오게 찍어. 지금이야.”
남자가 당황하며 줌을 당기자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순진무구한 그 얼굴이 화면에 가득 잡혔다.
...
소문이 3일을 가자 우진 그룹 주가는 끈 떨어진 연 마냥 계속해서 곤두박질쳤다.
육정호는 그럼에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 해외업무를 처리하며 이따금 중요한 클라이언트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소문이 소문인 만큼 유관부문들에서 자꾸만 조사를 나오자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겠다고 판단한 고성은이 육정호에게 다가가 미간을 한껏 찌푸리며 말했다.
“선배, 언제까지 가만있을 거예요? 주가 매일 떨어지고 있잖아요. 이대로 두면 회사 진짜 망해요.”
“기자회견이라도 열어서 해명해요 우리. 네?”
육정호는 펄쩍 뛰는 고성은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안경을 고쳐 썼다.
“그러자.”
“네가 하자는 대로 할게.”
“하지만 적어도 3일은 더 기다려야 해.”
“3일이나 더요?”
결국 또 기다리자는 결론에 다다르자 고성은은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여버렸다.
하지만 원체 알아서 일을 깔끔히 처리하는 육정호였기에 고성은은 그에게 자신이 모르는 다른 계획이 있나 싶어 별다른 말은 하지 못했다.
육정호는 의자에 여유롭게 기댄 채 조급해하는 고성은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왜? 나 걱정돼?”
“만약 회사가 정말 이대로 망하면 나 청조로 출근해도 돼? 고 대표님, 저 같은 백수라도 괜찮으세요?”
사실 육정호는 오래전부터 청조 테크 본부장직에 이름을 걸어놓고 있었다.
청조 테크가 3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데는 육정호의 도움이 컸기에 고성은은 장난인 걸 알지만서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당연하죠. 선배가 절 위해서 밤낮없이 일만 해주신다면 전 언제나 환영이에요.”
그렇게 육정호가 고성은과 장난스러운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을 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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