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58화

바로 그때, 병실 문이 열렸고 박재현이 들어왔다. 박재현은 아직 바깥의 찬 공기를 머금고 있었고 표정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정수희는 재빨리 휴대폰을 치우고는 눈치 있게 말했다. “성은아, 내가 뜨거운 물 좀 가져올게.” 그러고는 슬금슬금 침대에서 빠져나와 문까지 조심스럽게 닫고 나갔다. 병실에는 고성은과 박재현 단둘만 남았다.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고 분위기가 숨쉬기조차 어려울 만큼 무거워졌다. 고성은은 고개를 들어 박재현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쳤다. 하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고 병실에는 어색하고 무거운 침묵만 감돌았다. 박재현은 침대 쪽으로 다가와 아무 말 없이 손을 뻗어 고성은의 이마를 만졌다. 이마에 닿은 박재현의 손끝은 차가웠고 고성은은 순간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열은 다 내렸어.” 박재현은 손을 거두며 감정 하나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성은은 한 박자 쉬고 나서 역시 아무런 감정도 없는 마른 목소리로 말했다. “병원 데려다줘서 고마워.” 박재현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은 누구도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가 풍기는 차가운 얼음 조각과도 같았다. 고성은은 박재현이 혼인 신고 증명 때문에 화가 풀리지 않았다고 여겼다. 그래서 해명하려고 입을 떼려 했지만 박재현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고성은, 우린 다 어른이잖아. 전에 너도 나와 잘 끝내자고 했지. 그러니까 제발 앞으로 이런 뒤통수치는 짓은 좀 하지 마.” 박재현의 말투를 보니 본격적인 추궁이 시작될 참이었다. 고성은은 본래 해명할 생각이었지만 이젠 굳이 해명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재현, 병원 데려다준 건 고마워. 입원비는 내가 보내줄게.” 그 말을 하면서 고성은은 본인이 박재현의 카톡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예전에 고성은이 여러 번 추가 요청을 보냈지만 박재현은 단 한 번도 수락하지 않았고 결국 고성은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웃긴 건 이제 와선 박재현이 매일 고성은에게 친구 추가 요청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정말 인과응보라는 말이 딱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