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유선우는 절벽 위를 샅샅이 뒤졌다. 손이 까지고 무릎이 긁혀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절벽 아래로 내려가서 거센 파도를 무릅쓰고 직접 배를 타고 바다 곳곳을 뒤졌다.
심지어 잠수 장비를 챙겨 바닷속까지 들어가며 수색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심지유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유선우는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집으로 돌아왔는데 불과 이틀이 지났을 뿐인데 열 살은 더 늙은 것 같은 얼굴이었다.
“선우야, 네가 지유를 걱정하는 건 알지만 이미 떠난 사람은 어쩔 수 없잖아...”
심민주가 다가와 조심스레 말을 건네자 유선우의 눈빛이 번뜩였고 그 안에 담긴 건 슬픔이 아닌 차가운 살의였다.
심민주는 그 눈빛만으로도 질식할 것 같아 몸이 굳고 입술이 떨렸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유선우는 말없이 서 있었고 그녀도 마치 자존심 싸움이라도 하듯 같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평소라면 유선우가 먼저 다가가 그녀를 달랬을 것이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는 그저 말없이 심민주를 바라봤다. 그녀가 먼저 무너지길 기다리는 듯이.
한참 지나서 심민주의 눈이 붉어졌고 눈물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이내 몸을 돌려 눈물을 닦았다.
“나도 힘들어.”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참을 수 없는 억울함이 치민 듯 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유선우는 본능적으로 따라가려 했지만 두 발이 문턱 앞에서 멈췄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그와 심지유의 관계는 언제부터 엇나가기 시작한 걸까.
5년 전, 심민주가 결혼식장에서 도망쳤을 때, 유선우는 분명 분노와 상처로 인해 심지유를 아내로 맞았다. 일종의 복수처럼.
하지만 그는 정말 심지유를 사랑하지 않았을까? 유선우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심지유와 함께한 5년의 세월 속에서 그의 마음은 이미 깊게 뿌리내렸다. 그래서 유선우는 심민주를 쫓아가지 않았고 대신 발걸음을 돌려 그와 심지유의 신혼방으로 향했다.
심지유의 방에 며칠째 사람의 온기가 없었고 도우미가 청소하고 나가서 세제 냄새만 남아 있었다.
유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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