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묘한 긴장감 속에서 세 사람은 결국 점심을 마쳤다.
식사를 끝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종업원이 후식과 아이스크림을 들고 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디저트는 평소 하예원이 즐겨 먹던 것이었고, 아이스크림은 낯설었다.
그녀는 정교하게 장식된 유리컵을 잠시 바라보다가, 두 남자의 시선이 느껴지자 조심스레 한입 떠먹었다.
차갑고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며, 딸기 특유의 향긋함이 혀끝을 스쳤다. 그 상큼한 맛이 기분 좋게 퍼져 마음까지 부드럽게 풀렸다.
한입 먹자마자 하예원은 금세 그 맛에 끌렸다.
최도경이 거짓말을 한 건 아니었다. 그녀는 정말 아이스크림을 좋아했다.
생각보다 그는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 그게 3년간의 결혼 생활 덕분이었을까.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하예원이 계산하러 일어서려던 순간, 최도경이 손목을 붙잡았다.
“잠깐.”
“왜?”
하예원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의 얼굴이 불현듯 가까워졌다.
하예원이 반응하기도 전에, 따뜻한 숨결이 스치더니 입술 끝에 닿았다. 순간 입술에 전해진 온기가 퍼지며 하예원은 멍하니 굳어버렸다.
“최도경, 당신...!”
그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조용히 몸을 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입술에 아이스크림이 묻었어.”
하예원은 말문이 막혔다. 볼끝이 서서히 달아올랐고, 심장은 제멋대로 뛰었다.
숨이 가빠져 오자 그녀는 시선을 돌렸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건 마주앉은 유시준이었다.
그는 아무 일도 보지 못한 듯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묘한 쓸쓸함이 어렸다.
하예원은 살짝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말했다.
“계산하고 올게.”
그 순간, 최도경이 다시 손을 잡았다.
하예원의 손끝이 움찔했다. 반사적으로 뿌리칠 뻔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간신히 참았다.
“...왜?”
그와 마주한 몇 초가 숨이 막힐 만큼 길게 느껴졌다.
최도경은 늘 예상을 벗어나는 사람이었다. 그의 마음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다음 순간엔 전혀 다른 행동으로 그녀를 흔들곤 했다.
그가 지갑에서 블랙 카드를 꺼내 내밀었다.
“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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