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화
하예원은 깨달았다.
그동안 자신이 이 남자의 매력을 너무도 얕잡아 봤다는 걸.
그는 잘생겼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사람을 망하게 할 만큼 치명적이었다.
최도경이 마음먹기만 하면, 여자는 빠져나갈 틈조차 없을 것이다.
그녀는 그를 노려봤다.
“최도경, 설마 또 나 망신 주려는 거 아니지?”
그의 검은 눈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응?”
그 한마디에 하예원은 지난 일을 떠올렸다.
“지난번 할아버지 생신 잔치 때 말이야. 일부러 내 드레스를 더럽히게 하고, 그 흉한 옷으로 갈아입게 했잖아. 결국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그런 거잖아?”
그때 입었던 옷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 차림으로 잔치에 나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최도경의 시선이 깊어졌다.
“웃기려고?”
“아니면 뭐야?”
그날 노서연이 사고를 치지 않았다면, 모든 시선은 자신에게 쏠렸을 것이다. 그녀는 그 파티의 주인공이 아닌 ‘구경거리’가 되었겠지.
그때 낮고 묵직한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번엔 안 그럴 거야.”
그의 말에는 설명 대신 유혹이 담겨 있었다.
“옷 갈아입어. 내 말 들어.”
그녀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물었다.
“왜 자꾸만 옷을 갈아입으라고 그러는 건데?”
과거 홀아버지 생신 잔치 때는 둘 사이가 나빴으니, 최도경이 그녀를 웃음거리로 만들려 했다는 설명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이도 좋아졌고, 게다가 오늘은 그의 생일이었다.
그녀가 망신을 당하면 그 역시 체면이 깎이는 법. 그가 일부러 그녀를 불쾌하게 할 이유가 없었다.
그때 그의 시선이 불처럼 번졌다.
말 한마디 없이, 눈빛만으로도 그녀의 숨을 죄었다. 하예원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온몸이 뜨거워졌다. 얼굴이 달아올라 견딜 수 없게 되자, 하예원이 중얼거렸다.
“혹시... 오늘 내가 너무 예뻐서 그러는 거야?”
하예원의 아름다움은 누구나 인정했다. 그건 단순한 예쁨이 아니라, 보는 순간 시선을 붙잡는 힘이었다.
그녀가 나타나는 곳마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래서 한 번의 실수도, 순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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