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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하예원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단순한 연주가 아니었다. 그건 숙련을 넘어선, 완벽한 ‘통달’이었다. 피아노를 잘 모르는 사람조차 맑은 샘물이 흐르듯 귀에 스며드는 음에 넋을 잃었다. 악기를 다뤄본 사람이라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었다. 그 연주는 경탄을 넘어, 사람을 압도했다. 하예원이 피아노를 못 친다더니? 아니면 듣기 거북할 정도로 서툴다더니?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로를 바라봤다. 전해 들은 소문과 눈앞의 현실은 전혀 달랐다. 윤희설은 말없이 무대를 바라봤다. 그 눈빛엔 놀람과 복잡한 감정이 얽혀 있었다. 전한별도 믿기지 않는 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민지영은 피가 다 빠진 듯 창백했다. 입술을 세게 깨문 채, 커다란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 “말도 안 돼...” 민지영은 자신의 피아노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비록 대가라 할 순 없어도, 전문 연주자로서의 자부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음악대학 시절부터 그녀의 실력은 언제나 상위권이었다. 집안 사정만 아니었다면 수석으로 졸업했을 것이다. 그녀는 줄곧 믿어왔다. 외모나 배경은 하예원과 비교할 수 없어도 피아노만큼은 자신이 앞선다고. 그 믿음 하나로 버텼다. 그래서 하예원을 늘 얕봤다. 민지영에게 하예원은 그저 ‘가문의 힘이 사라지면 남자에게 기대는 여자’였다.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 아무 능력 없는 장식품. 그런 여자가 최도경의 아내라니, 도무지 납득되지 않았다. 그래서 전한별이 함께하자고 제안했을 때, 민지영은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수락했다. 그녀는 기꺼이 그 ‘나쁜 사람’이 되기로 했다. 최도경에게 자유를 주고, 그가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설령 그 끝이 자신에게 비참한 결말이라도 상관없었다. 진짜 사랑이란, 주는 거지 받으려 드는 게 아니니까. 하예원처럼 끊임없이 집착하고, 강요하는 건 진심이 아니라는 걸, 민지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최도경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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