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화
강수혁의 시선이 하예원의 얼굴에 닿았다.
“괜찮아요?”
하예원의 긴 속눈썹이 가볍게 떨리며,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강수혁은 그녀 옆에 서서 한동안 조용히 있었다가 입을 열었다.
“납치당한 상황에서 남편에게 전화한 게 뭐가 잘못이에요. 그건 본능이지, 죄책감 가질 일은 아니에요. 오히려 그 여자 쪽이 더 이상하던데요.”
그는 피식 웃었다.
“그 표정 봤어요? 꼭 자기 남편이 다친 사람처럼 굴던데.”
하예원은 그를 조용히 바라봤다.
“강수혁 씨, 오늘 일… 정말 고마워요. 그런데, 나는 아마…”
그녀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강수혁이 부드럽게 말을 받았다.
“알아요. 남편이 다쳐서 입원했으니 옆에 있어야죠. 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지만, 늘 그렇듯 그녀의 마음을 정확히 짚어냈다.
가볍게 웃으며 넘기지만, 세심하고 눈치 빠른 남자였다.
하예원의 눈빛이 잠시 따뜻하게 물들었다.
“나중에 시간되면 제가 식사 대접할게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그래요.”
그는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며 미소 지었다.
“그럼, 이만.”
“조심히 가요.”
그 말에 강수혁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웃었다.
“알겠어요.”
그는 짧게 대답하고, 아무 말 없이 뒷모습을 남긴 채 걸어 나갔다.
그가 떠나고 나서야 하예원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수술실 앞 복도는 숨 막힐 만큼 무거웠다.
모두의 얼굴이 굳어 있었고, 공기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하예원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순간, 복도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그녀에게 쏠렸다.
차갑고 날 선 시선이었다.
그중 키가 크고 마른 젊은 남자가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는 하예원의 앞을 막아섰다.
“하예원, 당신 때문에 최도경 씨가 총에 맞은 것도 모자라, 지금 여긴 또 왜 온 겁니까?”
그의 말투에는 날이 서 있었고, 그 시선은 마치 죄인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하예원은 순간적으로 숨이 막혔지만,
끝내 감정을 누르고 침착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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