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최도경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가볍게 문을 두드린 후 안으로 들어섰다.
하예원은 이미 깨어 침대에 기대앉아 다시 들어오는 두 사람을 그저 담담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윤희설은 여전히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팔과 다리의 상처에는 약이 발라져 있어 처참해 보였다.
하지만 하예원은 그저 한 번 힐끗 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
최도경은 하예원의 무관심한 태도에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하예원, 할 말 없어?”
하예원은 차가운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아 냉랭하게 대꾸했다.
“무슨 말을 하라는 거야? 내가 할 말은 당신들이 이미 다 해버렸잖아.”
윤희설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
“그럼 하예원 씨는 인정하는 건가요?”
하예원은 윤희설을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당신들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윤희설은 말을 이었다.
“하예원 씨, 본의 아니게 물에 빠져 몸도 마음도 불편한 상황을 고려해서... 수아 머리를 다치게 한 일은 수아를 대신해 제가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죠. 하지만 수아가 다친 건 엄연한 사실이니 수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이쯤에서 마무리할 수 있을 겁니다.”
마치 밖에서 엿듣고 있었다는 듯 윤희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수아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문 앞에서 터져 나왔다.
“안 돼! 절대 그렇게 넘어갈 수 없어! 저 여자가 나를 죽이려 했는데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윤희설은 고개를 돌려 싸늘하게 쏘아보며 말했다.
“수아야, 조용히 해.”
윤수아는 여전히 발끈했지만 병실 안에 있는 최도경의 존재를 의식하고 마지못해 입을 다물었다.
‘흥, 일단 사과를 받아낸 다음에 저 빌어먹을 년을 아주 혼쭐을 내줄 거야!'
그 말에 하예원은 들은 척도 않고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다시 눈을 감았다.
창밖에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창백한 얼굴에 닿아 거의 투명하게 보였다.
최도경은 짙어진 눈으로 입을 열었다.
“하예원...”
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예원은 담담하게 말을 끊었다.
“나를 어떻게든 상관없어. 감옥에 처넣든, 죽이든 마음대로 해. 그러니 가식적인 모습은 집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