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바로 그때, 병실 문이 다시 한번 조용히 두드려졌다.
이어서, 훤칠한 키의 남자가 텀블러를 들고 들어왔다.
“예원아, 아직 밥 안 먹었지? 죽 좀 가져왔어...”
유시준은 병실에 있는 최도경과 윤희설을 보자 표정이 굳어졌다.
“당신들이 왜 여기 있는 거죠?”
문밖에 서 있는 윤수아를 떠올린 유시준은 즉시 상황을 파악했다.
“문책이라도 하러 온 겁니까?”
그는 최도경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최도경 씨, 예원이를 싫어한다 해도 남들과 짜고 자기 아내를 이렇게 대할 필요는 없잖아요? 지금 애가 병상에 누워 있다는 게 안 보입니까?”
최도경은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유시준 씨도 하예원이 내 아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군요.”
최도경은 차가운 시선으로 유시준의 손에 들린 텀블러를 훑으며 말했다.
“유시준 씨, 유부녀에게 이렇게 살갑게 구는 건 좀 보기 흉하지 않습니까?”
유시준은 휠체어에 앉은 윤희설을 흘끗 쳐다보며 능글맞게 웃었다.
“그럼 유부남인 최도경 씨가 다른 여자에게 살갑게 구는 건 당연하다는 말씀이신가요? 너무 이중잣대 들이대지 맙시다. 세상이 다 알다시피 저와 예원이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일 뿐, 다른 감정은 없습니다. 오히려 두 분 관계야말로... 단순한 친구 이상이었던 적이 많았겠죠?”
최도경의 얼굴이 굳어졌다.
윤희설은 다급하게 해명했다.
“유시준 씨, 오해예요. 저희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 도경과 저는 그저 친구일 뿐이고 선을 넘은 적은 결코 없어요... 오늘 저희가 온 이유는 그저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려고...”
유시준은 그녀의 말을 단칼에 잘라냈다.
“최도경 씨랑 윤희설 씨는 살인범은 놔두고 왜 피해자만 붙들고 늘어지는 겁니까?”
유시준은 냉소적인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빈정거렸다.
“이게 그 유명한 피해자 유발론인가요?”
윤희설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수아 말로는 하예원 씨를 민 적이 없고 하예원 씨 스스로 뛰어내렸다고 하던데요.”
“스스로 뛰어내렸다고요?”
유시준이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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