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유시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어머니.”
이수미는 유시준을 못마땅한 듯 쏘아보며 말했다.
“내가 예원이 엄마랑 젊을 때 얼마나 친했는지 너도 알잖아. 그리고 예원이는 내가 직접 키우다시피 했어. 우리 유 씨 가문은 예원이를 며느리로 들일 인연은 없었지만 난 늘 예원이를 내 딸처럼 생각한단다. 설마 내가 잡아먹기라도 하겠니?”
앞의 말은 딱히 잘못된 것이 없었지만 뒤의 말은... 좀 이상했다.
최도경이 없었다면 이수미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해도 그다지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최도경이 버젓이 있는데 그녀의 말은 분명 상황에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했고 더 나아가 이간질하려는 뉘앙스마저 풍겼다.
이수미는 말을 마치고 다시 최도경을 바라봤다.
“최 대표님, 제가 예원이랑 잠깐 얘기 좀 나누려고 하는데, 괜찮으시겠죠?”
최도경의 표정은 여전히 차갑고 담담해 어떤 파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마음대로 하세요”
그는 그저 냉담하게 한마디만 내뱉고는 자리를 떠났다.
이수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하예원을 바라봤다.
“예원아, 나랑 얘기 좀 할까?”
“어머니...”
유시준이 막으려고 했지만 하예원이 먼저 입을 열어 그의 말을 끊었다.
“좋아요.”
이수미는 유시준을 경고하듯 쳐다보고 하예원의 손을 잡고 멀리 걸어갔다.
...
휴게실에서 이수미는 차를 따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보아하니 너랑 최도경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나 보구나. 오늘 함께 온 걸 보니.”
그녀의 몸짓은 유창하고 우아했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운치가 있었다.
하예원과 최도경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은 더 이상 뉴스가 될 만한 이야기도 아니었다.
예전에는 두 사람이 함께 참석해야 하는 자리라도 같이 오는 일은 없었다.
따뜻한 차의 은은한 향기가 서서히 공기 중에 퍼져나갔다.
하예원은 의자에 단정하게 앉아서 말했다.
“저랑 도경 씨 사이가 좋아졌다면 사모님께서 기뻐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만약 저희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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