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하예원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전 약혼자요? 제가 예전에... 약혼자가 있었어요?”
이수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예전에 하 씨 가문은 세원시에서 손꼽히는 가문이었어. 그리고 넌 하 씨 가문의 딸들 중에서도 가장 눈부신 존재였지.”
하예원은 쟁쟁한 재력가 집안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두뇌를 겸비했고 명문대를 졸업한 재원이었다. 어릴 때부터 주목받으며 자란 그녀는 하 씨 가문의 딸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4년 전, 스물한 살이었던 하예원은 세원시 제일의 미인으로 칭송받았고 그녀와 혼인하고 싶어 하는 남자들이 줄을 이었다.
수많은 재벌가 자제들과 권력자들이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혼사는 네 할아버지와 큰아버지께서 직접 주관하셨단다. 당시 네 큰아버지께서는 당신의 딸을 그 남자에게 시집보내려 하셨지만, 그 사람은 너를 점찍어두고 있었지.”
“당시 그 남자의 권력과 재력은 하 씨 가문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어. 하 씨 가문의 딸이 시집가기만 한다면 그야말로 신분 상승이었지. 게다가 외모도 훤칠하고 젊은 나이에 성공한 그 남자는 여자들의 로망이었어. 그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았겠니. 모든 사람이 너를 부러워했단다. 만약 그 사람이 네 큰아버지 딸을 마음에 들어 했다면 그런 행운은 절대 너에게 오지 않았을 거야.”
“시준이는 내 아들이지만 솔직히 네 약혼자만큼 매력적인 사람은 아니야. 그래서 네가 시준이가 아니라 그 남자를 선택한 건 당연한 일이었어.”
하예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저도 그 결혼을 원했다는 말씀이신가요?”
이수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오히려 네가 먼저 그 남자에게 접근했다는 소문도 있었어.”
하예원은 이수미가 그의 이름을 꺼리는 듯 계속 ‘그 남자’라고만 칭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 남자... 이름이 뭐예요?”
이수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
“전경훈.”
‘전경훈...’
하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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