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하예원의 예상대로 팔찌는 정말로 그녀의 가방 안에 있었다.
하예원은 그 팔찌를 바라보며 사건의 전말을 천천히 설명했다.
“오늘 이수미 사모님한테서 나오는 길에 전한별이랑 부딪혔어. 난 전한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방심하고 있었어. 계단 아래로 내려가서 당신을 찾기도 전에 전한별이 갑자기 나한테 시비를 걸더라고.”
즉 그녀는 기억을 잃은 것 때문에 손해를 본 셈이었다.
아무도 기억나지 않으니 나쁜 속셈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도 가질 수 없었다.
최도경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담담히 말했다.
“그래서? 네가 친구가 없는 데는 이유가 있는 거지.”
하예원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서연이 말로는 내가 기억 잃기 전에도 전한별이랑 별로 안 친했다는데... 혹시 그것 때문이었을까?”
지난번 노서연과 연회에 참석했을 때는 노서연이 누명을 쓰고 구금당했었다.
이번에는 하예원 혼자 참석했고 누명을 쓴 건 하예원 본인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녀가 참석했던 연회들과 그 안에서 벌어졌던 여러 가지 잡음과 뉴스들을 떠올려 보면 하예원은 적이 꽤 많았던 것 같았다.
그녀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는 사람마다 이상하게도 다들 피해를 입었다.
처음엔 이 모든 게 최도경의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수미가 했던 말들이 떠오르면서 하예원은 어쩌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할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그녀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최도경은 무심하게 말했다.
“드디어 너도 네가 얼마나 밉상인지 깨달았나 보네.”
하예원은 그의 손바닥 위 팔찌를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어쨌든 도와줘서 고마워.”
자세히 묻지 않아도 하예원은 최도경이 가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팔찌를 발견하고 숨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최도경이 굳이 그녀의 가방을 보자고 한 것부터가 그런 의도였을지도 몰랐다.
생각이 정리된 하예원은 조용히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최도경은 우아하게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의 몸에는 본능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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