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수십 시간의 긴 비행 끝에 천우진은 새벽녘이 되어서야 티엘에 도착했다.
그는 높은 빌딩 숲의 풍경을 감상할 겨를도 없이 비서에게 차를 준비하라고 명령하고 곧장 화인 병원으로 향했다.
30분 뒤, 천우진은 급하게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진료 접수대 앞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제 실려 온 사람 어디 있어요? 임유아라고 하는데 빨리 몇 호실인지 말해주세요!”
그의 목소리는 다급하면서도 혼란스러웠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마에는 흰 머리가 몇 가닥 돋아 있었다. 그는 완전히 기운 빠진 모습으로 예전의 위풍당당함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간호사가 진료 기록부를 뒤적이며 말했다.
“어제 교통사고로 오신 분이 임유아 씨가 맞긴 한데... 대체 누구시죠? 환자분과는 어떤 관계세요? 만약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면 죄송하지만 정보를 알려드릴 권한이 없습니다.”
“제... 아내...”
천우진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가 끝내 말끝을 흐렸다.
두 사람이 이미 이혼했다는 사실이 떠올랐으니까.
그는 기껏해야 전남편일 뿐, 어쩌면 임유아를 혐오하게 만든 존재일지도 모른다.
간호사는 그가 한참 동안 말이 없자 쾅 하고 진료 기록부를 덮으며 날카롭게 말했다.
“특별한 관계가 아니시라면 저희 업무를 방해하지 마세요. 여기 계신 환자분들은 모두 VIP분들이라 휴식을 방해하면 안 됩니다.”
간호사의 매몰찬 추방에 비서는 혹시라도 이들이 경비원을 부를까 봐 일단 천우진을 데리고 병원을 나섰다.
병원 주차장에서 천우진은 차에 앉아 창문을 내리고 주차장 출구 저편의 병동 건물을 뚫어지라 응시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임유아는 살아있는 게 확실했다. 다만 부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의식은 돌아왔는지 알 수 없었다.
안도감과 동시에 그는 다시 두려움에 휩싸였다. 만약 그녀가 계속 의식을 찾지 못한다면 천우진은 사과 한마디 건넬 기회조차 없을 것이었다.
‘안 돼. 난 무조건 유아 직접 만나야 해.’
천우진은 망설임 없이 수표책을 꺼내 1억 달러라는 숫자를 적어 내렸다.
그는 수표를 찢어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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