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장 교통사고

차에 타서야 배지훈의 표정이 조금 나아졌다. "네 큰아버지 정말 귀찮아, 나 연기 괜찮았지?" "응, 아주 잘했어." 나는 묵묵히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연기를 그렇게 잘하는데 어떻게 다친 거야?" 배지훈은 헛기침했고 민망해하며 말했다. "내가 맞았다고 하면 믿을 거야?" "설마?" 나는 놀라워서 그를 바라보았지만 믿지는 않았다. 배지훈은 학교 때부터 싸움을 잘한다고 소문이 났었다. 전에 나한테 구애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한테 맞은 사람도 많았었다. '이제는 배 대표님인데 맞을 리가 없잖아?' 그는 찔리는 듯 나를 힐끗 보더니 바로 가슴을 펴고 말했다. "상대는 열 명이 넘었어, 이 정도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러니까 강유나 보호하려다가 다친 거네?" 내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그를 보자 그제야 해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재개발은 모두 자발적으로 떠나는 게 아니었기에 강제로 철거한 집들도 있었다. '아직도 이런 일이 있다니.' 처음에는 강우현이 독했고 배후에 지지하는 사람도 있어서 상대방에서 배상금을 조금 받고 이사했지만 나중에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일을 크게 키운 거였다. 다들 2억이 넘는 돈을 적게 받았기에 아무도 밑지려고 하지 않았다. 어르신들만 남은 가족 말고는 모두 친척과 친구까지 데리고 왔었다. 마침 오늘 배지훈과 강유나가 시찰하러 갔는데, 그들은 배지훈을 강씨 가문의 관리자로 알고 그들을 둘러싸서 현장에 있던 경호원과 함께 싸웠기에 모두 상처를 입었다. "강우현이 이번에 무조건 이익을 많이 받았을 거야, 내가 대충 계산해 봤는데 적어도 스무 가구는 그렇게 쫓겨났어." "어떤 집은 집에 사람이 없고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아서 그냥 참은 것도 있지만 자식이 많고 세력이 조금 있는 집들은 오늘 시비 걸려고 온 거지." "네 큰아버지가 프로젝트 하나로 얼마를 챙기는 거야? 너무 하잖아!" 나는 마음속으로 대충 계산해 봤다. '스무 가호의 배상금이라, 강우현 정말 너무하네!' "경찰은? 조서 작성 안 했어?" "왔는데, 대충 끝났어, 엮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