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장 꿍꿍이

민여정은 배 사모님의 자리를 말하는 건지 아니면 디자인 디렉터자리를 말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번에는 내가 말하기도 전에 동료들이 먼저 난리를 쳤다. "대표님, 지금 강 디렉터님이 프로젝트 세 개를 하고 있어요, 갑자기 사람을 바꾸면 안 돼요." "맞아요, 해정 그룹과의 프로젝트도 갓 따냈는데, 이렇게 갑자기 사람을 바꾸면 상대방에서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민 비서님이 이렇게 다른 부서 일을 지도하는 건 아니지 않아요? 우리 쪽 프로젝트들이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지금 오는 건 무슨 뜻이에요? 그냥 누리겠다는 거 아니에요?"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였기에 배당금을 나눈다는 뜻이었다. 지금 날 바꾸면 내 배당금도 없어질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디자인에 민여정의 이름이 쓰이게 된다는 뜻이었다. 그걸 민여정도 알고 있었고 배지훈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배지훈은 난감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고 민여정이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자 그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강하연이 몸이 안 좋으니까, 당분간 쉬고, 디자인팀은 여정이한테 맡길게요." "강하연, 네 손에 있는 프로젝트 자료들을 모두 민여정한테 넘겨, 숨기지 말고." 나는 꽉 쥐었던 주먹을 서서히 펴고는 가볍게 내뱉었다. "네." 사실 나는 이럴 줄 진작에 알았다. 배지훈이 지지하지 않았으면 민여정이 이렇게 당당할 리가 없었다. 전에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여러 방면으로 생각했었고 이렇게 충동적이지 않았다. 내가 디자인 디렉터가 된 건, 내가 배지훈 와이프라서가 아니라 내 실력이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정말 미쳤든, 아니면 정말 바보가 됐든, 더 따지고 싶지 않았다. 구연서는 나를 잡아당겼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지시에 따라, 내가 바로 인수할게." 나는 지금 몸이 정말 안 좋았기에 민여정이 하고 싶어 하면 하게 하려고 했다. 민여정의 얼굴에는 드디어 기뻐하는 표정이 생겼다. 그녀는 득의양양해하면서 내 옆에 서더니, 미안한 척하며 말했다. "미안, 나도 회사를 위해서 그런 거야, 너 하나 때문에 프로젝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