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장 재능 있어요
지금 배성 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았기에 어르신의 성질도 안 좋았다.
본가에 몇 번 갔었는데 매번 민여정이 있었고, 배윤성은 왜인지 분위기가 이상한 것 같았다.
그는 난감해하며 나를 바라보았고, 나도 똑같이 난감했다. 나는 곧 배씨 그룹 사람이 아니게 될 테니,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었다.
전화가 계속 걸려 오자 배윤성은 하는 수 없이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1분도 되지 않아, 다시 난감해서 걸어 들어왔다.
"형수, 할아버지가 형수랑 같이 오래요, 형수한테 상의할 일 있대요."
나는 이상해서 휴대폰을 들었다.
'어르신이 나한테 전화한 적 없는데, 왜 그러는 거지?'
배윤성이 아까 변호사가 재산 분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말이 떠올랐고, 나는 어르신이 나와 더는 엮이지 않으려고 한다는 걸 알아챘다.
"배지훈이랑 곧 이혼할 건데, 무슨 할 말이 있대요?"
문현수는 내가 가는 게 싫은지 얼굴이 싸늘해져서 말했다.
"형수..."
배윤성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혹시, 혹시 이혼 협의서 작성 끝낸 거 아닐까요?"
나는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냥 나와 같이 가고 싶었고, 내가 안 가면 자신이 어르신한테 한 소리 들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하는 수 없이 그를 따라 병원을 나갔다.
지금 나의 몸 상태가 꽤 괜찮았고, 배지훈한테 신경 쓰지 않았기에, 배씨 가문에 간다고 해도 내 기분은 여전히 기복이 없었다.
본가에 도착하자 나는 또 민여정을 보게 되었다.
만약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녀는 나를 수천 번 죽였을 것이었다.
"하연아, 이렇게 오게 해서 미안해."
어르신의 목소리는 더 쉬었고 많이 늙어버린 것 같았다.
하긴, 지금 배성 그룹에 위기가 닥쳤으니, 그가 당연히 나서야 했다.
배진호가 계속 문제를 만들었고, 배지훈은 계속 민여정의 편을 들었기에, 배성 그룹은 지금 무한 도돌이표였다.
"어르신, 이혼 협의서 작성됐어요?"
나는 바로 가방에서 펜을 꺼냈고 사인하려 했다.
이혼하면 배씨 가문의 일은 나와 상관없게 된다.
어르신은 멈칫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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