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5장 보상은 제대로 할게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어르신과 그의 옆에 있는 유영애를 바라보았다. 유영애는 눈빛이 복잡해 보였는데, 나는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나를 보며 고개를 저어서야 나는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는 뜻임을 알아챘다. 어르신을 따라 병실로 들어갔고 모든 사람들은 밖에 있었다. 배지훈은 그렇게 조용히 누워있었고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그가 이렇게 조용한 적이 아주 적었다. 내가 그를 알고 난 후로 그는 내 앞에서 계속 웃으며 떠들었었다. 그러다가 우리가 사이가 안 좋아졌을 때도, 그는 계속 미간을 찌푸렸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옆에 어르신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서야 나는 생각을 거두었다. "어르신, 무슨 말 하고 싶으세요?" "날 할아버지라고 안 부르는 것 같다?" 어르신은 침대 옆에 앉아 배지훈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누군가 그를 할아버지라고 불렀기에, 부족한 손자며느리인 내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어르신은 내가 대답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그저 배지훈의 볼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하연아, 지훈이 부모님이 없어, 난 늘 내가 독거노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지훈이가 살아 있었어." "나한테 손자가 하나뿐이라 당연히 아꼈었지, 하지만 지금 지훈이 꼴을 봐." 어르신은 울먹였는데 그때의 일을 떠올리기 싫은 것 같았다. 나는 배지훈이 납치됐었고, 부모님도 그때 돌아가셨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배지훈은 자신과 피를 나눈 가족을 원했고 할아버지도 지극히 존경했던 것이었다. 혈육이 없어서 자신과의 혈육을 만들고 싶어 하는 느낌을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어르신은 눈가의 눈물을 닦고는 진지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하연아, 내가 전에도 일찍 아이를 가지라고 했었잖아, 너희들이 말 안 들었잖아." "지금 지훈이가 이 꼴이 됐고, 너도 몸이 안 좋은데, 어떻게 임신하겠어?" 또 아이 얘기를 꺼내자 나는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내가 지금 아이를 낳을 수 없었으니 할 말이 없었다. 3년 뒤에 낳을 수 있는지 없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