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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3화

그는 최가희가 굳이 돌아와서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신은 우리 대표님과 친밀한 사이잖아. 그런데 내가 어떻게 회사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겠어?” 최가희가 차갑게 말했다. 서시언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나 그렇게 비겁한 사람 아니야. 헤어진 건 헤어진 거고 그건 네 직장이랑 아무 상관없어. 소경이 형도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야. 우리가 헤어졌다고 네 진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야.” “말이야 다 그렇게 하지!” 최가희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그런 말을 믿을 정도로 바보인 것 같아?” 서시언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믿고 안 믿고는 네 선택이야.” “그러니까 손해 배상을 해줘야지!” 최가희가 드디어 목적을 말했다. 서시언은 순간 웃음이 나왔다. “그래. 얼마나 해주면 돼?” “20억.” 서시언은 황당했다. 20억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런데 자신과 두 달을 만난 여자가 이런 식으로 이별을 통보할 줄은 몰랐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는 정말 착하고 순수했던 여자였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쓰렸다. “우리 사이에 정들었던 시간은 생각 안 해?” 서시언이 물었다. “정? 두 달 사이에 정은 무슨!” 최가희가 시큰둥한 얼굴로 대꾸했다. 서시언은 한참 동안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었다. 여기 오기 전까지 그의 팔짱을 끼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고민하던 여자였다. 불과 한 시간만에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이야기하다니. “내가 나이가 들어서 많이 뒤쳐졌나?” 서시언이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아저씨는 늙었지! 나보다 열 살이나 더 많잖아! 우린 어울리지 않아! 난 당신이 처음부터 날 속이고 접근했다고 생각해! 정말 역겹고 비겁하다고! 20억! 한푼도 양보할 수 없어!” “좋아!” 서시언은 불현듯 그녀의 말을 잘랐다. “20억 줄게!” 마침 챙겨온 수표가 있었다. 그는 주저없이 수표를 꺼내 20억이라는 숫자를 적은 뒤, 최가희에게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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