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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8화

뒤들 돌아보니 구서준의 부모님이었다. “아빠, 어떻게 오셨어요?” 구서준이 인사를 했다. “아침에 네 엄마가 정아 임신했을 수도 있다길래 와 봤다.” 구씨 집안의 어른인 구경환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구경환은 민정아를 좋게 봤었다. 재벌 집 출신은 아니지만 구서준 따라 경성으로 돌아와 구 씨 집안에 들어온 후부터는 항상 조신하고 교양 있는 모습이었다. 2년이 지나도록 민정아가 막돼먹은 면이 있다는 걸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구경환은 자기 부부가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며느리가 예전에는 손님 발 손질해 주는 일을 했었을 수도 있다고 아내가 말해주자, 구경환은 마음이 더 복잡했다. 하지만 아무리 미워도 며느리가 임신한 건 큰일이고 기뻐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급히 아침 비행기로 남성으로 달려가 며느리의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구경환 부부는 집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다. 구경환 아내가 수군댔다. “이를 어쩐답니까. 아이까지 생긴 마당에 사람을 내칠 수도 없고요. 우리 구 씨 집안은 그런 짓을 못 하죠! 그래도 이런 여자를 며느리로 들이는 건 절대 용납 못 해요. 자기랑 똑 닮은 애를 낳으면 어떻게요? 우리 집안을 이렇게 망칠 수는 없어요!” 구경환도 마음이 심란했다. 구경환은 원래부터 둘째 동생인 구경민처럼 과감하지 못했다. 보수파인 구경환은 초탈하고 욕심이 없는 데다 사람 앞에 나서는 걸 싫어했다. 아들, 며느리와 장래 손자가 생기면 다 같이 편안하게 살기를 원했다. 그렇지만 아들에게 딱 맞는 짝은 찾아주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아들이 데리고 온 여자는 집안 실력이 엇비슷한 집 딸도 아닌 데다 이런 모습이니 구경환도 기분이 많이 언짢았다. 아내가 계속 수군대자 구경환도 짜증이 났다. “그만 해!” 조민숙은 그제야 조용해졌다. 한참이 지나 담배를 몇 대 피우고 나서 구경환이 냉랭하게 말했다. “돈을 좀 많이 주더라고 아이를 지우게 해야겠어! 절대 아이를 낳으면 안 돼!” 조민숙 “그건...그런 너무 양심이 없는 짓 아닙니까? 그래도 우리 아들이랑 2년이나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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