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5화
게다가 입을 열게 되면 엄선우의 정체도 드러날 게 뻔했다.
그는 염선의에게 자신의 신분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선우 오빠, 오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만약... 만약 5년 전에 오빠를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오빠는 보기엔 무뚝뚝해 보여도 마음만은 너무 세심한 것 같아요, 사람을 위로할 줄 알고 마음도 강하고. 만약 5년 전에 오빠를 만났더라면 아마 이렇게 외롭진 않았겠죠, 이렇게 한 걸음씩 나락으로 빠지지도 않았을 거고요.”
염선의가 쓸쓸하게 말했다.
엄선우는 가슴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한 걸음씩 나락으로 빠지다니? 그... 그게 뭔데?”
그는 염선의가 혹시라도 그런 얘기를 꺼낼까 봐 두려웠다.
살기 위해 엉뚱한 길로 들어서서 불결한 일을 했다든지 혹은 늙은 남자를 만났다든지 하는 얘기일까 봐 말이다.
엄선우는 왠지 모르게 염선의가 그런 말을 할까 봐 두려웠다.
눈물을 머금고 있던 염선의는 갑자기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사실 오빠의 인생관대로라면 별거 아니에요. 일단 저는 제 몸을 해치는 일도 한 적이 없고 그리고 스폰을 받은 적도 없어요. 제가 말한 나락은...”
그 말에 엄선우는 긴장을 푼 채 웃음을 지었다.
다행이야.
그런 적 없으면 정말 다행이야!
그는 미소를 지은 채 염선의를 바라보았다.
“네가 말하는 나락이 설마 사기는 아니지?”
이 역시 떠보려는 질문이었다.
그는 염선의가 사기를 치려고 하는 건 아닌지 슬쩍 떠보려고 했다.
염선의는 고개를 들어 엄선우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선우 오빠, 어떻게 알았어요?”
엄선우는 침묵에 잠겼다.
“......”
그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염선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의 돈을 사기 쳤다기보다 또 신용카드의 돈을 쓰고 말았어요.”
엄선우가 입을 다물었다.
“......”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물었다.
“제대로 된 일자리도 없는데 신용카드는 어떻게 만든 거야?”
염선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한 걸음 잘못 내디디면 끝까지 잘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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