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6화
엄선우는 이미 눈치챈 것 같았다.
“그러다 헤어진 거야?”
상상하기 어렵지 않은 결과였다. 만약 염선의가 헤어지지 않았다면 지금쯤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었겠지? 집 앞에서 친척들에게 해코지당할 때까지 남편이나 남자 친구가 구하러 오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이어 엄선우는 염선의를 위로했다.
“바보야, 이 세상에 연애 한 번에 결혼까지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 같아? 세상에 좋은 남자는 많고도 많아, 그 남자 하나쯤은 없어도 괜찮아.”
그는 심지어 염선의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지금 눈앞에도 좋은 남자 한 명이 있다는걸.
그저 나이가 조금 많을 뿐이었다. 서른다섯, 여섯 살쯤 되였을 뿐.
하지만 엄선우는 신중한 사람이었다. 남의 위험을 틈타 겉치레에 맞지 않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염선의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요, 세상에 좋은 남자는 많고도 많죠. 선우 오빠도 보기 드문 좋은 남자인데, 아쉽게도 오빠를 너무 늦게 만났네요.”
엄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선우 오빠, 혹시 제가 겁을 준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겁먹지 않아도 돼요, 전 오빠를 사랑하지 않을 거니까요, 돈을 빌리는 일은 더더욱 없을 거니까 걱정 마요. 살면서 오빠처럼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고 절 싫어하지도 않으며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친구를 만나게 된 건 이미 행운이에요, 더 많은 건 바라지도 않아요. 저는 사촌 오빠와 언니에게 머리채를 잡혀 맞고 있을 때 저를 구해준 오빠를 거친 농민이라고 생각했고 만약 오빠가 오갈 데 없는 농민이라면 제가 따라가려고 했죠. 오빠와 결혼하면 어떤 처지더라도, 평생 낡은 집에 살아야 한대도 저는 기꺼이 함께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저 혼자서는 너무 외로웠거든요. 그러다 오빠가 저를 좋은 호텔에 데려다주는 모습을 보고 오갈 데 없는 노숙자나 농민 따위는 아닐 거로 생각했어요.”
엄선우는 흥미진진하게 물었다.
“그러면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 같은데?”
염선의는 고개를 숙이고 늘 그랬던 것처럼 자비심으로 가득한 말투로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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