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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작은방에서 잘게

문지원은 머릿속으로 분노에 휩싸인 여진우가 어떤 일을 저지를지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이후로 별다른 언급 없이 그저 도우미에게 잘 감시하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구사일생한 문지원은 얌전히 있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 틈을 타서 챙겨온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여진구의 별장은 꽤 컸고 옷방도 넉넉했다. 가져온 옷을 전부 걸어도 절반이 텅 비어 있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녀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박스를 하나씩 뜯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유품이 담긴 작은 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안에 뭐가 없었다. 금귀걸이 한 개, 그리고 유서 한 통. [소정아, 네가 이 편지를 봤을 때 엄마는 이미 세상에 없겠지. 이런 생활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엄마도 잘 모르겠어. 이진석 때문에 언제 죽을지 몰라서 미리 유서를 남겨. 우리 강아지, 엄마가 미안해. 행복한 집안에서 자라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디 엄마를 원망하지는 말아줘. 이미 그 대가는 치렀으니까...] 그 뒤로 피에 젖어 무슨 내용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문지원은 ‘이진석’이라는 이름에 시선을 고정한 채 눈살을 찌푸렸다. 다름 아닌 채권자였고, 어머니를 투신하게 만든 원흉이기도 했다. 그날 사람들을 데리고 찾아와 옥상까지 끌고 가서 금귀걸이를 빼앗으려고 하더니 남편이 진 빚의 이자를 받겠다며 육체적인 대가까지 요구했다. 문지원은 뚜껑을 닫고 회상에서 벗어났다. 피곤이 몰려와 케이스를 끌어안은 채 옷방에서 잠이 들었다. 한참 후, 비몽사몽 한 와중에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아저씨?” “응.” 여진우는 그녀를 안방 침대에 눕힌 다음 양팔로 짚고 입을 열었다. “상처가 회복되기 전까지 작은방에서 잘게.” 문지원은 넋을 잃다가 뒤늦게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병원 비상구에서 중도에 멈춘 것도 상처 때문이었단 말인가? 성큼성큼 걸어가는 여진우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나서야 이번에는 정말 아무 벌도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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