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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아이만 가진다면

문지원이 대답도 못 하고 눈만 크게 뜨고 있자 안세영이 웃음을 터뜨리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너 아직도 남자랑 못 자 봤지?” “...” “딱 봐도 못 자봤네.” 안세영은 손에 들린 약을 흔들거리며 말을 이었다. “이거 한 알만 있으면 남자가 순식간에 너한테 사랑 고백하게 할 수도 있어.” 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심장이 떨려왔다. 문지원은 약의 효능 때문에 놀란 게 아니라 그런 약을 여진우한테 쓰려 하는 안세영의 대담함에 놀란 것이었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배란일에 쓰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 내가 오빠 아이만 가진다면 여자친구가 하나가 아니라 열이라도 상관없지. 아저씨가 무조건 오빠더러 나랑 결혼하라고 할 거야.” 그 말은 놀라고만 있던 문지원의 흥미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러니까 언니 말은 언니가 아저씨 아이만 가지면 아저씨가 언니랑 결혼할 거라는 거예요?” “응!” 안세영의 대답에 문지원이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정말 그녀의 말대로 아이가 생긴다면 여 씨 집안에서는 당연히 여진우와 안세영을 결혼시키려 안달일 테고 그렇다면 문지원은 힘 하나 안 들이고 여진우와 이혼할 수 있었다. 이건 문지원이 다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언니는 진짜 똑똑한 것 같아요.” “하지만 나 혼자서는 못해. 누가 도와줘야 해.” 안세영은 미소를 지으며 문지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오빠가 나랑은 늘 거리를 둬왔어서 내가 먹이려고 하면 경계부터 할 거야. 네가 전해주면 의심은 안 할 것 같은데.” “저요?” “응. 내가 약 탄 음식 너한테 줄 테니까 네가 오빠한테...” “안돼요! 아저씨가 엄청 화낼 거예요.” 안세영이야 안 씨 집안이 뒤를 봐주니 무슨 짓이든 다 할 수 있었지만 문지원은 달랐다. 만약 여진우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문지원은 곱게 죽지도 못할 것 같았다. “걱정 마, 이거 먹으면 바로 환각이 나타나서 누가 전해줬는지는 알지도 못해. 누구랑 잤는지도 기억 못 한다니까?” “...” “얼굴 창백해진 것 좀 봐. 오늘 바로 하자는 건 아니니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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