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얼떨결에 나간 소개팅 자리
유서연은 임주시에 친구라고는 문지원 하나뿐이었다.
그녀가 귀국한 것도 사실상 문지원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문지원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소개팅하는데 괜히 따라 나가서 방해만 되는 거 아니야?”
문지원은 어색한 듯 웃으며 말했다.
‘보통 소개팅은 일대일 아닌가? 제삼자가 끼는 건 좀...’
유서연은 그녀의 팔을 흔들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 쪽도 친구랑 같이 나온대! 그래서 나도 너랑 같이 가고 싶은 거지.”
“나 진짜 이런 건 처음이라 너무 떨려. 제발 한 번만 같이 가주라, 응?”
문지원은 그런 유서연의 표정을 보다 결국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보나 마나 상대도 스펙이나 집안 배경이 좋은 거 아니야? 안 그러면 네가 이렇게까지 매달릴 리가 없지.”
그 말에 유서연은 순간 말문이 막힌 듯 멈칫하더니 얼굴이 붉어졌다.
“그, 그게... 뭐, 조건 나쁘진 않아! 우리 집이랑도 좀 알고 지내는 사이고...”
“귀국하자마자 소개팅이라니, 어머님께서 아주 급하셨나 봐.”
“완전 급하셔! 집에만 들어가면 결혼 재촉하는 얘기만 듣느라 귀가 따가워.”
유서연은 거의 눈을 굴리며 말했지만, 말투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 모습이 웃겨서 문지원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알았어, 같이 가줄게! 근데 너희 둘 분위기 좋아지면 나 슬쩍 빠질 거니까, 신호 꼭 줘야 해. 나 방해되는 거 진짜 싫어.”
“좋아! 분위기 괜찮으면 내가 너한테 슬쩍 신호 줄게. 그럼 넌 급한 일 생겼다고 빠져주면 돼.”
“오케이.”
문지원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자 유서연은 의기양양하게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이따가 만날 소개팅남 사진이야. 한 번 봐봐, 괜찮지?”
문지원은 잠시 고개를 끄덕이며 화면을 들여다봤다.
‘오, 이 정도면 꽤 괜찮네. 정장도 잘 어울리고 인상도 부드럽고. 서연이가 흔들릴 만하네.’
...
시간은 어느덧 퇴근이 가까워졌고 유서연은 일찌감치 업무를 마친 듯 들떠 있었다.
그녀가 오늘 소개팅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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