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내 허락 없이 넌 못 떠나
문지원이 별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
“지원아!”
유서연이었다.
“너 아까 진유라 말은 진짜 신경 쓰지 마! 걔 원래 네가 예뻐서 질투하는 거잖아. 헛소리 한 거니까 그냥 흘려들어.”
“응, 괜찮아.”
문지원은 힘없이 가방을 내려놓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소파에 털썩 몸을 던졌다. 오늘은 뭐든 다 귀찮았다.
“근데 너 나갈 때 진짜 얼굴 안 좋아 보였거든? 내가 좀 신경 쓰여서 네가 나간 뒤에 진유라한테 한마디 했어. 근데 웃긴 게 뭔지 알아? 무슨 전화를 한 통 받더니 갑자기 식은땀 흘리면서 밥도 안 먹고 뛰쳐나갔어. 도망치듯이!”
“아... 그랬어?”
문지원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이진석한테 전화라도 온 건가? 타이밍이 딱 맞는데...’
“너 음식도 못 먹고 그냥 나왔잖아. 지금 배고프지 않아? 우리 둘이서 뭐라도 먹을래? 오늘은 제삼자 절대 금지!”
유서연의 목소리에 장난기가 가득 묻어났다.
“아냐, 진짜 오늘은 좀 몸이 안 좋아서. 서류만 조금 정리하고 바로 잘래.”
“그래도 혹시라도 마음 불편하면 꼭 얘기해! 진유라 같은 애는 내가 알아서 입 막을 수 있으니까!”
문지원은 힘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 괜찮아. 원래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잖아. 그냥 악의 없는 말에 긁힌 거로 생각하면 돼.”
“그래, 넌 항상 그런 식으로 넘기던데, 오히려 그게 현명한 거지. 아, 도운 씨랑 영상통화 좀 해야 해.”
“응, 알겠어. 너도 푹 쉬어.”
전화를 끊고 고개를 들자, 문지원은 맞은편 소파에서 여진우가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
그 역시 아직 정장을 벗지 않은 채, 긴 다리를 아무렇게나 뻗고 소파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여진우는 눈썹을 살짝 올리며 무심하게 물었다.
“누가 너한테 시비 걸었어? 널 건드린 거냐고!”
“아니에요. 그냥 동창들끼리 잠깐 말다툼 있었던 것뿐이에요.”
문지원은 애써 태연한 척 대답했다.
“오늘 동창회 다녀온 거야?”
“네.”
문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시선을 피했다.
여진우는 소파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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