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나를 속인 거잖아
유서연이 눈썹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
“그 얘기, 직접 들은 거야?”
“응. 심지어 계약서도 내가 보는 앞에서 직접 찢었어.”
유서연은 잠시 고민하다 다시 물었다.
“근데 지원아, 난 그게 잘 이해가 안 돼. 왜 굳이 우리 여원 그룹이 봉만덕 부인 지분을 인수하는 일에 그렇게 신경을 써? 그건 우리 팀 처지에서는 좋은 기회잖아. 빨리 인수 마무리해야 우리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문지원은 고개를 떨군 채 조용히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냥... 남겨진 진서월 씨랑 딸이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알 것 같아서 그래. 봉만덕이 무슨 잘못을 했든, 애는 아무 잘못 없잖아. 그 아내도 마찬가지고. 하루아침에 가족이 다 무너진 것도 힘든데, 가진 것까지 다 뺏기는 거잖아. 이제는 주식까지 넘겨야 한다니... 그 마음 나도 너무 잘 알아.”
문지원은 한순간에 모든 걸 잃는 게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었다.
진서월도 이미 많이 무너진 상태였는데, 이제는 힘 있는 사람들한테 끌려다니면서 자기 뜻대로 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예전에 진서월이 계약서에 사인할 때 표정만 봐도 여원 그룹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주식을 내놓으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혐오하는지 다 느껴졌다.
문지원은 그런 사람 중 한 명이 되고 싶지 않았다.
유서연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눈치를 챘다.
‘아, 그래서 자기 일처럼 그렇게 걱정하는 거구나.’
유서연은 가볍게 친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참, 너는 아직 진짜로 거친 세상을 제대로 안 겪어봐서 그래. 분명 힘든 어린 시절이 있었던 건 맞지만, 그래도 다치지 않게 온실에서 보호받으며 살아왔던 거야. 이런 기본적인 이해관계조차 아직 이해 못 하는 거 보면 말이지.”
“...”
“여 대표님도 결국 사업가잖아! 봉만덕의 지분을 인수하는 게 제일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야. 사업가가 이런저런 감정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결국 아무 일도 못 해. 냉정해야 결과도 내는 거고.”
유서연조차 이렇게 말할 만큼 봉만덕의 지분을 인수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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