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요즘은 아이가 어머니 성을 따르는 경우도 흔하다.
배유진도 몇 년 전 아이를 가진 적이 있었고 그때 강준과 상의해 아이가 태어나면 자신의 성을 따르기로 했었다.
하지만 과로와 기력 저하로 인해 결국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의심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장윤호라는 남자가 윤채원의 집에 있는 걸 직접 보고는 확신할 수 있었다.
윤채원과 남편의 사이는 평범해 보였다.
떨어져 사는 부부라면 결국 이런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배유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조롱 섞인 눈빛으로 말했다.
“제가 여기 있으면 방해가 되나 보네요?”
‘날 쫓아내려고? 내가 가면 뭐라도 할 셈인가?’
배유현이 그녀의 어깨를 너무 세게 움켜쥐고 있어 그녀는 한 치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힘으로 손쉽게 그녀를 제압할 수 있었다.
배유현은 고개를 숙여 뜨겁고 습한 숨결로 그녀의 귓불을 스치고 파고들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차라리 저랑 만날래요? 외로움을 달래고 싶다면 제가 저 남자보다 훨씬 더 만족감을 느끼게 해줄 텐데.”
말을 내뱉은 그의 표정은 차분했지만 시선은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꿰뚫어 버릴 듯 깊었다.
윤채원은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빼려 했지만, 고개만 살짝 돌릴 수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얼굴은 그의 호흡 때문에 붉게 달아올랐고 그가 뱉어낸 말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당신...”
가느다란 목소리가 그녀의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지금의 배유현은 그녀가 알던 그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마치 지금이 본래 모습이고 겉으로 보이던 고귀하고 냉정한 모습은 결국 껍데기뿐인 것 같았다.
그녀는 그가 이렇게 노골적이고 가볍게, 그리고 위험하게 다가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화장실에서 배관을 교체하고 있던 장윤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채원 씨, 화장실 배관이 조금 새는 것 같아요. 제가 어머니 집에 들러 공구 좀 가져올게요.”
그 소리에 윤채원은 움찔하며 배유현을 밀쳐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손을 순식간에 꽉 움켜쥐고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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