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화
오전 12시, 수술은 아직 진행 중이었다.
진정숙의 휴대폰이 울리자 그녀는 윤채원에게 받으라는 듯 손짓했다.
윤채원이 화면을 보니 진도준이었다.
그녀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아린이 수술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아직 안 끝났어요.”
윤채원이 대답했다.
“도준 씨 쪽은요? 아주머니 말씀으론 15일에 온다고 들었는데요.”
옆에서 진정숙이 중얼거렸다.
“17일에 온대. 설날 저녁이나 같이 먹고 바로 간대. 매번 며칠만 있을 거면 차라리 오질 말든가.”
진도준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묻어 있었다.
“엄마, 이쪽 일에 갑자기 변동이 생겨서요. 집에 가서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지금 미국 시각은 오전 8시쯤일 터였다.
윤채원은 혹시 그의 일을 방해할까 걱정했지만 진도준은 현재 맡은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라 여유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수술이 끝나면 결과를 전화로 알려달라 부탁했다.
통화를 마칠 즈음, 진정숙이 말했다.
“설에 혼자 올 거면 오지 마. 오려면 여자 친구라도 데려와.”
그 말을 하자마자 그녀는 시력이 좋지 않아 휴대폰 화면을 몇 번이나 눌러가며 허둥지둥 전화를 끊었다.
윤채원은 진정숙이 아들 진도준을 얼마나 기다리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매년 한 번 돌아올 뿐이었고 재작년 추석에는 고작 3일만 머물다 갔다. 진정숙에게는 아들 하나뿐이었다. 작년 여름, 윤채원은 딸을 데리고 청운읍 외할머니 댁에서 지냈고 진정숙은 혼자 남게 되었다.
텅 빈 집은 냉랭했고 완고한 그녀의 성격 탓에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내색하지 않았다.
윤채원은 어떻게 이별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가슴이 막힌 듯 그저 짧은 한숨만 내쉬었다.
한 시간이 더 지나자 수술실 불이 꺼졌다.
가장 먼저 문을 연 사람은 문한철 주임 팀의 심우빈이었다.
“수술은 아주 잘 됐습니다.”
그 말을 듣자 윤채원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걱정으로 꽉 막혀 있던 가슴이 조금은 풀렸다.
잠시 후, 배유현이 마스크와 가운을 벗었다. 그는 수액이 달린 링거와 침대에 누워 있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작은 손에는 수혈이 연결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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