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화
문한철은 겉으로 보기엔 엄격했지만 막상 대화를 나눠보면 의외로 친절했다. 그의 뛰어난 전문성은 윤채원의 마음속 많은 걱정을 단번에 덜어주었다.
헤어질 때, 문한철은 끝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유현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세요?”
그의 뒤에 있던 심우빈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윤채원을 바라보았다.
윤채원은 잠시 말문이 막히더니 짧게 대답했다.
“동창이에요.”
문한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유현이가 겉으로는 다가가기 어렵지만 본성은 아주 착한 친구예요.”
그 말에 윤채원은 문한철이 마치 송주시 맞선 코너에서 중매를 서는 어르신 같다고 생각했다.
배유현은 단지 겉으로만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 아니었다.
차가운 외면 아래에는 뼛속까지 닿기 힘든 벽이 있었다.
다음 날 오전, 수술 시간이 다가오자 윤아린은 겁에 질린 얼굴로 엄마의 손을 꼭 잡았다.
윤채원 역시 두려웠다.
그녀는 미리 수술에 대해 알아보았고 전날 오후에는 문한철과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능한 한 빨리 전문가 진료를 잡길 바라던 때와 달리 막상 그 순간이 다가오자 심장이 조여드는 듯했다.
그때 배유현이 다가와 몸을 굽혀 아이를 안아 올리며 윤채원의 어깨를 감쌌다.
“무서워하지 마. 아저씨가 곁에 있을게.”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했다.
남자의 손바닥에서는 온기가 전해졌고 그 열기가 옷감 너머로 천천히 윤채원에게 스며들었다.
그녀는 무심결에 그를 바라보았다.
마스크 너머 짙은 눈썹뼈 아래로 드러난 그의 눈빛은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윤채원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마음이 복잡했다.
딸이 가장 두려워할 때, 그녀가 가장 기대하던 ‘아빠’가 결국 곁을 지켜주게 된 것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후회는 없었다.
물론 그는 윤아린이 자기 딸이라는 걸 모른다.
하지만 아이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설명할 수 없는 다정함이 묻어 있었다.
윤채원은 딸의 뺨을 살짝 어루만지며 자연스럽게 배유현의 얼굴을 향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밤을 잠들지 못한 채 보냈다.
자신이 잘못한 건 아닌지, 그의 인생에 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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