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화
배유현은 빠르게 몇 페이지를 넘겼다.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고 답답함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예전에도 그는 사람을 시켜 게시판의 여론을 정리했지만 모든 사람의 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또다시 같은 일을 겪고 있는 셈이었다.
그는 곧장 전화를 걸어 배진 그룹 홍보팀에 연락했다. 수화기 너머로 진 부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3일 이내에 관련된 모든 게시물을 처리하겠습니다.”
배유현은 탁한 숨을 내쉬었다.
목소리가 낮고 거칠었다.
“제가 말하는 건 지금 당장입니다.”
“알겠습니다.”
홍보팀은 그의 심각한 어조를 듣고 더는 시간을 끌지 않고 즉시 처리에 착수했다.
담배 두 개비를 피우는 사이, 그가 다시 게시판을 열어 화면을 새로 고쳤을 때 그 게시물은 이미 열리지 않았다.
잠깐의 미봉책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었다.
성다희는 여전히 그와 윤채원의 사이에 있었다. 마치 그들의 균형 잡힌 관계 위로 그림자를 드리운 듯했다. 그녀의 존재는 두 사람의 사이를 세차게 흔들어 놓았다.
배유현은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계속 고개를 숙이고 사과해야 했다. 술에 취해 무심코 성다희의 이름을 불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 일로 자신의 자존심까지 짓밟히게 두진 않을 것이다. 그에게는 여전히 뼛속 깊이 새겨진 오만함이 있었다.
그는 그날의 싸움과 격앙된 상태에서의 불쾌한 이별을 잊을 수 없었다. 그 모든 장면이 여전히 머릿속에 선명했다.
그는 윤채원 씨의 SNS를 열었다. 올라온 게시물은 몇 개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먼저 고개를 숙이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이 일을 무마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을 안고 정오쯤이 되자 그는 니모를 데리고 배씨 저택으로 돌아갔다.
니모는 꼬리를 흔들며 아첨하듯 다가왔고 박영란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급히 안옥정에게 신선한 고기 사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때, 배유현은 할머니의 손에 들린 두꺼운 서류 뭉치를 보고 무심코 물었다.
“이건 뭐예요?”
소파에 앉아 금융 재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