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화
그날 밤, 경매장 안은 눈이 시릴 만큼 환했다.
조명이 정교하게 비춰지는 전시대 위, 한 알의 진주가 완벽한 구형을 이루며 은은한 빛을 쏟아냈다.
그 매끄럽고 깊은 윤기 하나로 모든 시선을 단숨에 붙잡았다.
한 알의 가격이 무려 22억이었다.
배유현은 그 사실을 윤채원에게 알릴 생각이 없었다. 그녀라면 분명 겁을 먹고 그 비싼 걸 감히 받지도 못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 그 진주는 윤채원의 목선 아래 고요히 매달려 있었다.
숨결에 맞춰 미세하게 흔들리는 진주보다 정작 더 눈부신 건 그녀 자신이었다.
피부는 진주의 광택보다 훨씬 맑고 부드러웠고 그 아래에서 진주는 그저 장식품에 불과했다.
배유현은 고개를 숙여 윤채원의 목선을 따라 입을 가까이 댔다.
차가운 입술이 피부에 닿는 순간, 마치 미세한 전류가 흐르듯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밀어내려 했지만 배유현은 그 움직임마저 자연스럽게 받아내며 다시 가까워졌다.
귓가를 스치는 그의 숨결이 낮게 흘렀다.
“앞으로는 괜히 오해하지 마요. 여자라곤, 채원 씨밖에 없어요.”
그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귀 끝을 타고 들어오자 윤채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 말 한마디에 마치 깊은 물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듯했다. 좁은 욕실 안에서 그의 저음은 잔향처럼 오래 울렸다.
“나... 난 그냥...”
윤채원이 더 말하기도 전에 배유현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채원 씨처럼 다루기 어려운 사람은 처음이에요. 잠자는 시간도 정해야 하고 선물은 돌려주고 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는 읽지도 않고... 늘 그렇게 냉정하죠.”
윤채원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나... 냉정하게 굴지 않았어요.”
하지만 정작 배유현은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고 자신의 일상도 공유하지 않았다.
그들의 대화는 언제나 예전처럼 몇 마디면 끝이었다.
그러던 중, 귓가로 번뜩이는 통증이 스쳤다.
숨이 막힐 만큼 가까워진 거리, 윤채원의 몸이 본능적으로 떨렸다.
배유현의 손끝이 그녀의 목선을 따라 올라오며 그 순간 모든 말이 막혀버렸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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