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화
윤채원은 혼자 고향인 시골집으로 향했다.
비록 거리가 멀지 않았지만, 딸 윤아린은 다리뼈 골절 수술 후 실밥을 막 뽑은 터라 집에서 조용히 쉬게 했다.
그녀는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어서야 송설화 댁에 도착했다.
며칠 만에 본 송설화는 더욱 야위어 보였다.
미리 연락을 드린 터라 노인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윤채원이 캐리어를 끌고 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그녀는 비틀거리며 마중 나오고 있었다.
“날씨도 추운데 왜 밖에서 기다리세요.”
윤채원은 한 손으로 캐리어를 끌고 다른 손으로 송설화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
장갑을 낀 손도 시릴 만큼 날씨는 차가웠다.
“나온 지 얼마 안 됐어. 네가 이쯤 되면 도착할 것 같아서.”
전화로는 자세히 말하지 않아 윤아린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송설화는 윤채원의 뒤쪽을 힐끗 보며 물었다.
“아린이는?”
“다리 수술하고 금방 실밥을 뽑았어요. 그리고 심장 수술까지 한 터라 그냥 집에서 좀 쉬라고 했어요.”
윤아린의 심장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는 소식에 송설화의 얼굴에는 안도와 기쁨이 섞인 미소가 스쳤다.
“그럼 이제 다른 아이들처럼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겠구나.”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윤채원이 몇 해 전에 설치해 준 에어컨이 있었지만, 송설화는 전기요금을 아낀다고 거의 켜지 않았다.
윤채원이 리모컨을 찾아 에어컨을 켜니 따뜻한 바람은 나왔지만, 오히려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가슴 깊이 스민 서늘함이 더 컸다.
그녀는 손끝으로 눈가를 살짝 문지르며 캐리어를 열고 가져온 물건들을 꺼냈다.
안에는 노인용 영양제와 옷, 겨울 솜 신발, 감기약, 그리고 송주시 유명한 가게에서 산 저당 케이크 두 박스가 들어 있었다.
“할머니, 오는 길에 보니 동네에 이삿짐센터 트럭이 몇 대 보이던데요.”
“며칠 전 일이야. 이 동네에 재개발한다는 소문이 몇 년째 돌았는데, 그동안 말만 돌고 아무 소식이 없다가 올해 들어 갑자기 철거한다더구나. 이제 이 마을 전체가 철거된대.”
“철거라고요?”
윤채원은 처음 듣는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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