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화
윤채원은 송설화에게 남은 돈이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매월 그녀가 드리는 용돈도 그대로 모아두시는 분이었다.
방금 꺼내 주신 통장에도 아마 고작 삼백만 원 정도밖에 없었을 텐데, 그마저도 얼마나 오랫동안 아껴 모으셨을지 생각하니 윤채원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송철용은 송설화에게 하나뿐인 아들이었으니 그녀는 함부로 끼어들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할머니, 저희 엄마는... 엄마는 왜 그때 저를 떠나셨나요?”
윤채원은 어릴 때부터 마을 아줌마들과 할머니들이 수군거리던 소문을 들어왔다.
그녀의 엄마인 송하련이 성우영과 결혼해 윤채원을 낳은 후 집을 나갔다는 이야기였다.
그 일이 소문으로 퍼지며 점점 더 추하게 왜곡되었고, 송하련이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아이를 버리고 달아난 거로 되어버렸다.
송설화는 소파에 앉아 뜨개질하던 손을 잠시 멈추더니 몇 초간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
“다희야, 네 엄마를 미워하지는 말아라.”
윤채원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이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는데... 아직 살아는 계실까요?”
송설화는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닦았다.
송설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녀는 항상 눈시울을 붉혔다.
그날 밤, 윤채원은 잠들 수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송설화의 방으로 들어가 옷장 속에 있던 가족사진을 찾아보았으나 그 자리에 없었다.
송설화가 이미 전에 사진을 다른 곳에 치워둔 모양이었다.
다음 날 오후, 윤채원은 차를 불러 시내로 돌아왔다.
그녀는 캐리어에 송설화가 넣어 준 선물을 가득 챙겨왔다.
송설화는 집에 있는 동안 한가롭게 뜨개질하며 윤채원에게는 파란색, 윤아린에게는 핑크색, 그리고 진도준에게 줄 검은색 스웨터까지 준비해 넣어줬다.
한편 배유현의 집에서는 배씨 가문 사람들이 박씨 가문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두 집안의 모든 후손이 자리를 함께했다.
배유현의 외할아버지 박철민은 만수무강한 노인이자 명예로운 퇴역 군인이었다.
올해 93세에 다소 쇠약하고 지팡이를 짚고 계셨지만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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