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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밤이 깊어지자 윤채원은 방에서 송설화와 함께 TV를 보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송설화는 밖에 귀를 기울이더니 말했다. “다희야, 밖에 네 외삼촌이랑 외숙모가 온 것 같구나.” 윤채원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조용히 말했다. “할머니, 제가 여기 있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그녀는 외삼촌 부부와는 더 이상 편하게 볼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그날 외숙모가 그녀를 밀치지 않았다면 그 아이를 잃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 사건 이후 7년 동안, 윤채원은 그들과 거의 마주칠 일이 없었고 그녀에게 남은 가족은 송설화와 윤아린뿐이었다. 윤채원은 방문을 살짝 닫고 안에 숨어 밖의 소리를 들었다. 잠시 후, 외삼촌 송철용이 들어왔다. 그는 우유 두 박스와 과일 몇 봉지를 들고 들어와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어머니, 예린이가 임신했어요. 미영이는 예린이를 돌보느라 오늘같이 오지 못했어요.” “예린이가 임신했다고? 잘 됐구나.” 송철용은 밥상 위에 놓인 음식을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어머니, 이건 혼자 드실 양은 아닌 것 같은데... 혹시 누가 왔었어요?” “아... 마을 친구가 왔다 갔어.” “성다희는 안 왔어요?” “왔었지.” 송설화는 시선을 방 쪽으로 살짝 돌리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철용아, 다희 혼자 사는 게 쉽지 않아. 네가 외삼촌으로서 같은 송주시에 있으면서 가끔이라도 좀 챙겨줘. 한집 식구끼리 예전 일은 잊고 화해하는 게 좋지 않겠니.” 송철용은 어색하게 기침을 하며 말을 돌렸다. “그건 알겠는데... 어머니, 한가지 말씀드릴 일이 있어요.”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이었다. “마을 재개발 보상으로 아파트 두 채가 나온다면서요? 제 생각엔 한 채는 팔고, 한 채는 제가 미영이랑 내려와서 같이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머니도 연세가 있으신데 제가 곁에서 모시는 게 맞지 않겠어요?” 송설화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철용아, 이 일은 미영이랑 상의한 거야?” “제가 알아봤는데 이 재개발은 명성 그룹과 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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