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화
배유현은 윤채원이 그렇게 담담한 태도로 사람의 가슴을 찢는 듯한 말을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가 말한 사랑한 적이 없으니 이별도 아니고 그냥 끝이라는 말은 몇 번이고 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배유현은 고개를 숙이더니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손을 내려 턱을 거칠게 붙들고 강제로 입을 맞췄다.
윤채원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배유현의 손가락이 그녀의 얼굴을 움켜쥐는 힘이 거칠어지자 윤채원은 고통에 찬 신음까지 참아내야 했다.
그녀가 몸부림치며 피하려 할수록 그의 손끝엔 힘이 더 가해졌고, 입술에 상처까지 나며 피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그녀는 그의 입맞춤에 숨 막힐 정도였지만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윤채원이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그의 가슴을 움켜쥐자 그는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두 눈을 가리며 입맞춤을 이어갔다.
배유현은 이성적인 윤채원의 눈빛이 너무 싫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공포나 분노 같은 감정 대신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없었다.
그 태도가 그를 더 미치게 했다.
배유현은 결국 그녀를 놓아주더니 주먹으로 벽을 세게 내리쳤다.
윤채원은 가슴을 움켜쥐더니 숨을 고르며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 순간 분위기는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가볍게 들려왔다.
배유현은 가라앉은 눈빛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윤채원은 입가의 피와 침이 섞인 액체를 닦더니 그를 따라 문 쪽으로 향했다.
방금까지 가라앉았던 배유현의 표정은 마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진도준이라고 생각한 듯 결사적인 결의를 품은 사람처럼 보였다.
그녀가 급히 뒤따라갔을 때 문 앞까지 도착한 그는 이미 문을 활짝 열었다.
문밖에는 낯선 여자가 그를 보며 물었다.
“실례지만... 윤채원 씨 안에 계신가요?”
“하연 언니.”
뒤따라 나온 윤채원이 아는 사람인 듯 인사했다.
그녀는 테이블 위의 동화책과 육아 도서를 비닐 주머니에 담아 건네며 말했다.
“이미 다 정리해 뒀어요.”
“어머, 고마워요 채원 씨.”
민하연은 윤채원과 배유현을 번갈아 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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