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화
“어?”
명성진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배유현은 반쯤 쉰 목소리로 힘없이 다시 물었다.
명성진은 그제야 술이 확 깨며 급히 휴대폰을 들고 거실로 나갔다.
“유현아...”
배유현은 의자에 기대앉은 채 눈을 감고 창백한 입술을 깨물었다.
그날의 대화를 그녀가 다 들었던 거였다.
차 안은 불이 꺼져 있었고 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 차갑게 묻혀 있었다.
“그날, 나 무슨 말 했어?”
배유현의 생일은 그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날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지만 그는 단 한 순간도 즐겁지 않았다.
그 호화로운 납치 사건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제는 20년도 더 지나 ‘배유승’이라는 이름도 사람들의 일상에서 점점 잊혀갔다.
그의 생일만 되면 온 가족은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묘한 공기에 잠겼다.
서로 축하한다고 말하면서도 케이크를 먹는 순간엔 마치 유리라도 씹는 것 같았다. 박영란은 저녁 식사가 끝나면 몰래 눈물을 훔쳤고 배갑수는 아무 말 없이 몸을 굽혀 위층으로 올라갔다.
모두가 아무렇지 않은 척 행복한 웃음을 지었지만 진심으로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배유현은 생일이 전혀 기다려지지 않았다.
그날도 그는 봉안묘에 들러 배유승의 묘 앞에서 잠시 말을 나눈 뒤 술집으로 향했다.
친구들이 생일이라며 모여 축하해 주었지만 매년 그렇듯 아무도 그의 슬픔으로 가득한 그의 마음을 몰랐다.
그날, 배유현은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셨다. 알코올은 잠시 그의 슬픔을 마비시켰고 동시에 그날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명성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날 밤 우리 모두 과음했잖아. 다들 네가 여자 친구 있다는 말에 놀랐는데 그 여자가 공교롭게도 그날 게시판에서 떠들썩하던 애라고 하니까 나도 그냥 술기운에 농담으로 한마디 한 거야. 나도 정말 놀랐어. 네가 그런 뚱... 아무튼, 진심으로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 미안해, 유현아. 그리고 요즘 배진 그룹이랑 명성 그룹이 협력하면서 성다희 고향이 공장 부지로 정해져서 철거됐잖아. 그래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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