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화
이제 되찾을 수 없게 되었다.
쓰레기통을 뒤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도련님, 무슨 일이에요?”
안옥정은 정신이 반쯤 나간 듯한 배유현을 붙잡으며 다급히 물었다.
“서재에 있던 상자, 혹시 버렸어요?”
분명 버리라고 지시한 건 자신이었지만 후회하는 것도 결국 자신이었다.
시간은 잔인하게 흘러갔고 그에게 단 한 번의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제 손으로 모든 것을 버려버린 셈이었다.
안옥정이 급히 대답했다.
“지하 2층 창고에 있어요. 전부 그대로 뒀어요.”
안옥정의 말에 배유현은 그대로 굳어 섰다. ‘버리지 않았다’라는 그 한마디가 마치 환청처럼 들렸다.
안옥정은 서둘러 그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지하 2층 창고에 도착하자 넓은 공간 한편의 선반 위에 낡은 종이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배유현은 보물을 찾은 사람처럼 급히 상자를 끌어 내렸다. 상자를 열자 모든 것이 하나도 빠짐없이 그대로였다.
안옥정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그 물건들이 중요해 보였다고 느꼈다. 7년 동안 보관해 온 걸 갑자기 버리라고 하니 그녀로서도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
혹시 나중에 다시 찾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배유현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노트북을 열자 성다희의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예쁘고 단정한 글씨로 두 사람이 함께 쓴 금액들이 꼼꼼히 기록되어 있었다.
물건은 모두 제자리에 있었고 단 하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직 기회는 남아 있는 걸까?
...
배유현이 저택을 떠난 뒤, 안옥정은 그의 이상한 행동을 박영란에게 전했다.
박영란은 아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여덟 살 이후로 단 한 번도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종이상자 하나를 끌어안고 눈시울을 붉혔다니, 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잘못 본 거 아니에요?”
“아닙니다. 도련님은 상자 안 물건을 손에 들고 진짜로 눈시울을 붉히고 계셨어요.”
박영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상자 안의 건 성다희가 보낸 거예요. 아줌마가 마음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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