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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설날 무렵, 윤채원은 민혜진을 만나게 되었다. 외할머니와 아린을 데리고 겨울방학 동안 연청시 하운동으로 내려온 참이었다. 이곳은 외할머니의 고향이었다. 붐비는 새벽 시장에서 윤채원은 아침 식사 노점 앞에 서 있는 민혜진을 발견했다. 분홍색 털코트를 걸친 채 새벽부터 선글라스를 낀 모습은 마치 시장 한복판에 선 분홍색 공작새 같았다. 그 겉모습만 보면 명문대 출신의 똑 부러진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아마 역에서 내리자마자 온 모양이었다. 한 손에는 흰색 캐리어, 다른 한 손에는 샤넬 백을 들고 있었다. 온몸이 불협화음이었지만 어딘가 익숙한 자유로움이 있었다. 그녀는 주인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순두부찌개에 고추기름 좀 넉넉히 넣어주세요. 아까워하지 마시고요.” 아주머니는 그녀를 힐끗 보더니 고추기름을 푸짐히 떠 넣으며 말했다. “우리 집 고추기름은 직접 볶은 거라 아주 고소해요.” 아침이라 노점은 사람으로 북적였고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윤채원이 줄을 서 있는데 아주머니가 갑자기 탄성을 질렀다. “아이고, 이 아가씨 또 낭비한다. 양념을 저리 퍼부으니.” 그 말투는 연청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였다. 민혜진은 혼자서 한 상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사람들 속에서도 그녀 혼자만 유난히 눈에 띄었다. 민혜진은 몇백만 원짜리 샤넬 백을 탁자 위에 아무렇게나 던지더니 선글라스를 벗지도 않은 채 귀를 긁적였다. “조혜수 씨, 너무 짠돌이 아니에요? 원래 손님은 왕이라잖아요. 손님이 고추기름 좀, 반찬 좀 더 달란다고 그렇게 눈치를 줄 거예요?” 아주머니가 얼떨떨하게 민혜진을 바라보다가 이내 눈을 크게 떴다. “혜진아? 너 돌아왔구나!” 그러더니 가게 안에서 전병을 부치던 남편을 향해 소리쳤다. “여보, 우리 혜진이가 돌아왔어요!” 멀리서 그 장면을 지켜보던 윤채원은 손에 꽈배기를 들고 있었다. 순두부찌개도 세 그릇을 주문하던 참이었다. 그저 까다로운 손님과 잔소리 많은 주인인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은 순식간에 포옹하며 웃음이 터진 모녀 사이로 되었다. 윤채원은 인사라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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