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2화
구청 직원이 말했다.
“두 분, 볼 일이 있으시면 잠깐 비켜주세요. 뒤에 계신 분들 먼저 작성하셔야 합니다.”
윤채원이 그의 손을 끌며 옆으로 물러섰다.
배유진이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물었다.
“지금 여자 목소리 들리는데... 너희 어디야? 무슨 서류를 쓴다는 거야?”
“나 지금 채원이랑 구청에 있어.”
배유현은 윤채원의 손을 꼭 쥔 채 밖으로 걸어 나갔다.
배유진은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못 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안 돼, 가지 마. 야, 배유현!”
그녀는 벽을 짚고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
방금 들은 소식은 거의 폭탄급이었다. 그러니 아까 박영란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구나 싶었다.
갑자기 개인 셰프를 부르라 하지 않나, 식당 인테리어를 바꾸라 하지 않나, 꽃을 주문하고 머리까지 염색하겠다며 부산을 떤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엄마는 괜찮으니까 너 병원 안 와도 돼. 일단 먼저 혼인 신고부터 해. 알겠지?”
배유진은 목소리를 낮추며 몰래 속삭였다.
“도망 못 가게 얼른 확실히 해놔. 혹시라도 내일 아침 마음이 바뀌면 어쩌려고.”
말하다 보니 그만 속마음까지 튀어나왔다.
그녀는 이 동생이 이 여자한테 얼마나 미쳐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ICU에 누워 있을 때도 입에 달고 있던 이름은 성다희가 아니라 윤채원이었다.
이제 사진만 찍고 도장만 찍으면 되는 마당인데 혹시라도 여자 쪽 마음이 변하면?
배유현은 몸도 다 낫지 않았는데 유채원을 붙잡으러 연청시까지 쫓아갔었다. 겨우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놓칠 수는 없었다.
“엄마는 걱정 마, 내가 있잖아.”
그녀가 전화를 끊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로 부드러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도망가지 않을 테니 우리 먼저 병원 가자.”
배유진은 깜짝 놀랐다. 그렇게 목소리를 죽였는데 상대가 다 들었다니, 그녀는 순간 민망해져서 헛기침을 했다.
이건 평소 회사에서 보이던 냉철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 사이, 배유현과 윤채원은 이미 차에 올라탔다. 그가 시동을 걸며 스피커폰을 켜자 배유진의 말이 그대로 들렸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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