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4화
윤채원이 한마디, 또 한마디 말을 이어갈 때마다 배유현의 가슴은 마치 가느다란 철사에 서서히 조여드는 것 같았다. 조여들수록 숨이 막혀오고 답답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윤채원은 정말 안개 같은 여자였다. 손에 닿을 듯 가까웠지만 막상 잡으려 하면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흩어져버릴 것만 같았다.
배유현은 갑자기 생수박 주스를 한입에 들이켰다.
잔 안에 남아 있던 과육이 목에 걸렸고 그는 그 자리에서 거칠게 기침을 쏟아냈다. 얼굴이 금세 벌게졌고 상체가 천천히 앞으로 숙여졌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하얀 목덜미 위로는 팽팽히 긴장한 핏줄이 드러났다.
윤채원은 급히 그를 부축해 사람들이 덜 붐비는 쪽으로 옮겼다.
가방에서 티슈를 꺼내 내밀었지만 배유현은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그녀가 직접 그의 입가를 조심스레 닦아주었다.
그 순간, 배유현이 그녀를 끌어안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너, 나 안 떠날 거지?”
“아까 대답했잖아.”
윤채원이 그의 등을 다독였는데 손끝에 닿은 척추뼈가 유난히 뚜렷하게 느껴졌다.
“한 번만 더 말해줘.”
윤채원은 잠시 멈칫했다.
그가 지금 꽤 불안정한 상태라는 걸 느꼈기 때문에 그녀는 신중히 단어를 고르며 천천히 말했다.
“안 떠날게.”
“망설이지 말고 더 빨리 말해.”
하지만 그 말 한마디로는 부족했다. 불과 몇 초의 망설임, 그 짧은 공백조차 배유현의 가슴을 또다시 죄어왔다.
그는 그 잠깐의 머뭇거림마저 두려워서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꽉 잡았다.
“떠난다면 네 재산 반밖에 못 가지잖아. 그럼 내가 너무 손해야. 안 떠날래.”
윤채원의 장난이 담긴 농담이 그에겐 절박하게 매달릴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 같았다.
야시장은 여전히 활기로 가득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갔고 그 한복판에 배유현이 곧게 서 있었다. 그러나 그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 속에는 어딘가 쓸쓸한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다.
윤채원은 그의 손을 놓더니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며 미소 지었다.
“밥 먹자고 나 데려온 거 아니었어?”
“응.”
배유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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