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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괜찮아요.” 윤채원이 말했다. 비가 조금 그치면 택시 잡기도 쉬울 거라 생각했다. 사실 그녀는 늘 밤에 택시 타는 게 두려웠지만 그 두려움조차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되어 있었다. 실내는 에어컨 바람 덕분에 은근히 따뜻했고 옆방엔 화장실이 있었다. 그녀는 뜨거운 물에 샤워를 했다. 손끝의 싸늘함이 사라지자 온몸이 풀리며 긴장이 조금씩 녹아내렸다. 체질이 약한 그녀는 비에 젖으면 어김없이 감기에 걸리곤 했기에 뜨거운 물은 일종의 예방이었다. 바디워시에서 상쾌하면서도 묵직한 바다 소금 향이 퍼졌다. 순간 멈칫했지만 곧 샤워볼에 거품을 내어 몸에 문질렀다. 흰 피부 위로 물줄기가 흘러내리다 연분홍빛 흉터를 스치고 지나갔다. 수건을 두른 채 나오자 옆에는 검은색 벨벳 목욕가운이 걸려 있었다. 입술을 깨물던 윤채원은 결국 그것을 집어 걸쳤고 젖은 옷은 드라이기에 올려 말리기 시작했다. 코트는 세일 시즌에 서유림과 함께 샀던 것으로 당시 서유림은 ‘20만 원짜리를 200만 원 느낌으로 입는다’라며 장난스럽게 웃었고 결국 윤채원은 판매원의 권유까지 겹쳐 그 말을 핑계 삼아 구입했었다. 침대 위에선 윤아린이 곤히 잠들어 있었고 윤채원은 아이 옆에 앉아 핸드폰을 확인했다. 배유현은 여전히 송금 확인을 누르지 않았다. 단순히 못 본 것인지, 일부러 미룬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엄마...” 윤아린이 잠결에 중얼거렸다. 윤채원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아이의 등을 쓰다듬었다. 고른 숨결이 돌아오자 곁에 누워 뺨을 살짝 스쳤다. 언젠가 배유현은 도시연과 아이를 가질 것이다. 지금도 아이에게 이렇게 다정한데 자기 아이에게라면 얼마나 더 따뜻할까. 윤채원은 그 상상을 끝내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눈을 감았다가 문 밖에서 들려온 소리에 다시 일어났다. 문을 열자 골든 리트리버가 엎드려 있었고 윤채원은 급히 가운 앞자락을 움켜쥐었다. “너 이름 니모 맞지?” 낮게 속삭이며 손을 뻗자 녀석은 머리를 윤채원의 손에 부비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순간, 따뜻한 체온이 전해져 왔다. 윤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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